'클린스만처럼' 日감독도 황소고집, 선수 부진에도 폭풍 신뢰... 운명의 날에도 깜짝카드 없나 [카타르 현장]

[스타뉴스 | 카타르(도하)=이원희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처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도 한 고집하는 성격이다. 선수 부진에도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하지만 일본은 벼랑 끝에 몰렸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하지메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을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24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위기'라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조별리그 탈락까지 걱정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1승1패(승점 3)로 조 2위다. 이라크전 패배로 조 1위는 불가능해졌고, 2위 또는 3위로 16강에 진출해야 한다. 그런데 조 2위, 3위를 놓고서도 고민이 많다. 조 2위로 올라간다면 16강에서 한국을 만날 수도 있는 등 토너먼트 일정이 만만치 않다. 조 3위는 일정이 수월한 편이지만 자칫 탈락까지 당할 수 있다.

일본이 이런 어려움에 처한 것은 2차전 이라크전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하지메 감독의 선수 기용에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1차전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을 향해 전폭 신뢰를 보냈다. 대표적인 선수가 일본 골키퍼 스즈키 시온(신트트라위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스가와라 유키나리(알크마르)였다. 하지만 이 두 포지션에서 이라크전 실점이 나왔다. 스즈키의 펀칭 미스에 일본은 선제 실점, 또 오른쪽 측면이 뚫려 쐐기골까지 얻어맞았다.

주전 선수에 대한 믿음은 당연하다. 일정이 긴 리그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시간이 있다. 하지만 단기 대회에선 그렇지 않다. 부진한 선수를 바꾸지 않은 하지메 감독의 고집이 2차전 패배로 이어졌다.

일본 언론도 3차전 일본 선발 라인업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풋볼 채널은 24일 일본의 인도네시아전 선발 포메이션을 예상했다. 골키퍼는 스즈키가 아닌 마에카와 다이야(비셀 고베)가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골키퍼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수는 없지만, 골키퍼가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다이야가 인도네시아 경기에 기용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일본 스즈키 시온(왼쪽)과 스가와라 유키나리(가운데)가 이라크 선수를 막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오른쪽 풀백에도 변화가 있었다. 풋볼채널은 스가와라 대신 마이쿠마 세이야(세레소 오사카)가 선발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가와라의 부진도 있고, 스가와라가 옐로카드 한 장을 가지고 있어 출장정지 문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체는 "앞선 2경기에서는 스가와라가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3차전에선 마이쿠마가 선발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3시즌 J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된 마이쿠마는 지난 해 9월 일본 대표팀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지난 2경기에서 상대는 스가와라가 있는 오른쪽 측면을 자주 공략했다. 수비적으로 고전했다. 인도네시아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는 시간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벤치에서 지켜봤던 마이쿠마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외에도 매체는 '양현준 동료'인 셀틱 미드필더 하타테 레오를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팀 에이스 쿠보 타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는 지난 2차전 부진에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인도네시아의 운명이 걸린 경기다. 인도네시아도 1승1패(승점 3)로 조 3위에 랭크됐다. 16강 진출을 노린다. 치열한 전쟁이 될 전망이다.

카타르(도하)=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