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튀는 ‘주전 경쟁’ 앞둔 이도윤이 “영광스럽다”고 말한 까닭

배재흥 기자 2024. 1. 2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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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한화의 새 유니폼을 입은 이도윤. 한화 제공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한화 이도윤. 2023.7.12 /정지윤 선임기자



이도윤(28·한화)은 지난해 서산 퓨처스팀(2군)에서 새 시즌을 시작했다. 2015년 한화에 입단한 이후 주로 2군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에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당시엔 상황이 조금 달랐다. 하주석의 이탈로 유격수 자리가 사실상 ‘무주공산’ 상태였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 80경기에 출전했던 이도윤에게도 팀 내 입지를 다질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결과적으로 그는 시범경기에서조차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박정현, 오선진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주전은커녕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꽤 길었다. 개막 이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흘러가는 데도 이도윤은 서산을 벗어나지 못했다. 고대하던 1군의 부름은 한 달하고도 20일이 더 지난 뒤에 받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5월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외야수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말소하고, 내야수 이도윤을 콜업했다. 이도윤은 2군에서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강점인 수비를 더 단단히 하는 동시에 전력분석원의 도움을 받아 타격에서도 문제점을 찾아 보완했다. 최 감독은 “(이)도윤이가 퓨처스에서 수비 능력이 제일 좋고, 타격적인 평가도 가장 좋아서 올렸다”고 했다. LG전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2루타 포함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타격하는 이도윤. 한화 제공



한화 이도윤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훈련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3.6.6/정지윤 선임기자



빠르게 1군에 적응한 이도윤은 경쟁자를 하나둘 밀어내면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징계를 마친 하주석이 복귀한 뒤에도 그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내야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로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기본으로 하며 타격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좋았던 8월 타율은 0.357에 달했다. 다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타격에서 부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도윤은 2023시즌 106경기 타율 0.252, 78안타,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19를 기록했다.

최근 대전에서 만난 이도윤은 “전체적으로 운이 되게 좋았던 시즌이다. 타격에서는 빗맞은 타구가 나와도 안타가 되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수비에서는 머릿속에 그려놓은 대로 몸이 잘 움직여줬다”면서도 “체력 관리를 하지 못한 점과 (타격에서) 좋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라 헤맸던 것은 아쉽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그는 신혼집이 있는 인천에서 타격 훈련 등을 하며 부족한 점을 채우고 있다.

2023시즌 공수 양면에서 기량 발전을 이룬 이도윤은 올해 팀의 유력한 주전 유격수 후보다. 최 감독은 기본적으로 이도윤 또는 하주석을 첫 번째 옵션으로 생각 중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그는 “비시즌부터 주전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처음이라 영광스럽다. 어렵게 온 기회인 만큼 꼭 주전을 차지하고 싶다”며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만큼 주전 경쟁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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