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밀수 조장”… 멕시코, 美업체 상대 소송 2심서 승소

소송가액 100억달러 이를듯

멕시코 정부가 미국 총기업체들을 상대로 자국으로의 총기 밀수와 그로 인한 범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제기한 미국 내 2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주 소재 연방 고등법원은 멕시코 정부가 스미스앤드웨슨·베레타·콜트·글록 등 총기 제조업체 7곳과 도매업체 1곳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린 원심 판결을 기각하고 멕시코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쟁점인 총기판매보호법(PLCAA)상 총기업계 면책 여부에 대해 “무기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부주의한 사업 관행으로 인해 멕시코로의 불법 밀매를 조장했을 경우 면책을 받을 수 없다는 원고(멕시코) 측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재판은 2021년 8월 4일 멕시코 정부의 소 제기로 시작됐다. 멕시코 정부는 소장에서 매년 미국에서 생산되는 약 4000만 정의 총기 중 2.2%가 멕시코로 밀반입되고 밀반입 총기류 중에는 피고들의 총기 59만7000여 정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부터의 총기 밀수가 멕시코 총기 관련 사망자 수가 세계 3위에 이르게 된 주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2심 재판 결과를 환영하며 “피고의 과실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해 손해배상 필요성을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송 가액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100억 달러(약 13조3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피고 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예상돼 최종 결론까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