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종말 시계, 자정까지 90초”

김선영 기자 2024. 1. 2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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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의 초침이 지난해와 같은 '자정 90초 전'으로 설정됐다.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3일 핵 위협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및 새로운 생명공학을 포함한 파괴적인 기술 등으로 인해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에서 90초 전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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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BAS “지난해와 같지만
세계 매우 불안정하단 뜻”
‘째깍째깍’ 과학 교육자인 빌 나이가 미국 핵과학자회(BAS)의 ‘지구 종말 시계’ 시간 발표를 앞두고 지구 종말 시계 옆에서 자신이 찬 손목시계를 쳐다보고 있다. 이날 BAS는 올해 지구 종말 시계 시간이 지난해와 같은 ‘자정 90초 전’이라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의 초침이 지난해와 같은 ‘자정 90초 전’으로 설정됐다.

미국 핵과학자회(BAS)는 23일 핵 위협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및 새로운 생명공학을 포함한 파괴적인 기술 등으로 인해 지구 종말 시계의 초침을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에서 90초 전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이철 브론슨 BAS 회장은 “전 세계 분쟁 지역은 핵 확산 위협을 안고 있고, 기후변화는 이미 죽음과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며 “AI와 생물학적 연구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은 안전장치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론슨 회장은 ‘두 개의 전쟁’의 심각성을 수차례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은 요원해 보이며,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은 여전히 심각한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핵보유국으로 지구 종말 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 지역 분쟁이 확대돼 더 큰 전쟁이 일어나면 더 많은 핵보유국이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와 (90초로) 변함이 없는 것이 세계가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자정 90초 전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종말 시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가장 큰 위험은 핵이었고, 2007년 처음 기후변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창설한 BAS는 지구 종말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1947년부터 매년 지구 시각을 발표해 왔다. 자정 7분 전에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소련의 핵실험 경쟁이 펼쳐졌던 1953년 자정 2분 전까지 임박했다가 양국 간 전략무기감축 협정이 체결된 1991년엔 자정 17분 전으로 늦춰졌다. 그러나 이후 핵무기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의 위협이 이어지자 2019년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이어 2020년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등을 이유로 자정 100초 전으로 이동했으며,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무기 사용 우려가 커지자 자정 90초 전으로 당겨졌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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