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사막 위에‘강철 기자재’공장… 한국, 중동 탈석유 기반 다진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 투와이크 주·단조 공장’ 가보니…
창원공장 모델로 산업전환 추진
내년 1월 완공 축구장 63개 크기
年 5만6000t 플랜트 부품 생산
가동 땐 1000명 고용창출 효과
담맘·주바일=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시내에서 ‘쿠웨이트 로드(담맘에서 북쪽으로 쭉 뻗은 해당 도로가 쿠웨이트로 이어져 있어 붙은 이름)’를 타고 주바일 방향으로 SUV가 내달리자 이내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막 한가운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대형 송전탑 행렬이 중간중간 나타나자 현지 운전기사는 수도 리야드(담맘∼리야드 간 거리는 약 410㎞)로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탑이라며 양쪽 창문을 번갈아 쳐다보던 기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담맘이 왜 사우디 동부 최대 산업도시이자 핵심 에너지 공급원으로 불리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시속 120㎞로 약 2시간을 이동해 주바일 인근 라스 알 카이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들어서자 공정률 82%를 달성한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와이크 주·단조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년 1월 완공 예정인 투와이크 공장은 이미 기본적인 골격을 갖춘 채 거대한 위용을 자랑했다. 투와이크 공장의 면적은 축구장 약 63개에 해당하는 45만㎡에 달한다.
투와이크 공장 건설 현장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200여 명을 비롯해 약 3000명이 거친 모래바람과 맞서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안전모와 안전화 등을 착용하고 공장 초입부인 제강공장에 서자 향후 투와이크 공장이 뜨거운 열을 내뿜으며 돌아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제강공장에서 만들어진 철은 이후 주조(금속을 용해한 뒤 주형에 주입해 일정한 형태로 만드는 공정)와 단조(금속 재료를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뒤 압력을 가해 특정 형체를 만드는 공정), 열처리, 가공공장을 거쳐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육성의 밑거름으로 쓰일 예정이다. 투와이크 공장의 주력 생산 제품은 사우디 내 석유 화학 플랜트용 펌프·밸브, 조선·해양 플랜트용 기자재에 들어가는 주·단조 소재다. 장기적으로는 풍력발전 플랜트와 발전 플랜트용 주·단조 제품으로 생산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완공 시 투와이크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5만6000t으로, 사우디 최대 규모의 주·단조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투와이크 공장이 사우디 제조업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는 점에서 현지 직원들의 자부심도 남달랐다. 박상조 두산에너빌리티 수석은 “단조 공장 프레스가 누르는 쇳덩이들이 사우디 산업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투와이크 공장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창원공장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점도 뜻깊다”고 말했다. 투와이크 공장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Dussur), 사우디 아람코의 완전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개발 기업(SADCO)이 함께 만들고 있다. 크레이그 워커 두수르 프로젝트 디렉터는 “투와이크 공장은 사우디의 ‘비전 2030’과 산업화 달성의 기초가 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투와이크 공장이 준공되면 약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2월 사우디 주·단조 합작회사인 ‘투와이크 주·단조’와 1조 원 규모의 주·단조 공장 설계·조달·시공(EPC)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투와이크 주·단조는 같은 해 1월 두산에너빌리티, 두수르, SADCO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산업 대전환을 추진 중인 사우디 정부는 제조업 육성 부문에서 투와이크 주·단조 공장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다르 알 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말 한-사우디 산업장관 회담을 앞두고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당시 장관 일행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단조공장과 터빈공장, 원자력공장 등 생산현장을 차례로 둘러보며 주요 생산설비와 제품을 살펴봤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은 “앞으로도 발전소·해수담수화 플랜트 등 더 많은 사업기회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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