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호날두가 달라졌어요' 중국 투어 연기 되자 립서비스 "중국은 제2의 고향"...메호 대전은?
공개 사과 나선 호날두, 메시와 맞대결 무산 위기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중국 팬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프리시즌 동안 예정되어 있던 리오넬 메시와 맞대결도 불투명한 분위기다.
알 나스르는 23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1월 24일(vs상하이)과 28일(vs저장)에 예정되어 있던 두 경기가 연기되었다고 알리게 되어 유감스럽다. 우리는 중국 축구 팬들은 물론 특히 호날두 팬들을 위해 이곳 선전에 왔다. 이러한 부분과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 사이 긴밀한 관계를 더해, 구단은 우리를 따뜻하게 반겨준 선전에서 계획대로 훈련을 마치려 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또한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일정을 잡기로 주최 측과 합의했다. 알 나스르는 이번 행사에 무조건적인 의지를 보여줬고, 호날두를 포함한 선수단과 도착했다. 우리는 중국 팬들을 사랑하고, 하루빨리 경기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팬들 반발이 거세자 호날두가 고개를 숙였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날두는 "지난 22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지만, 부상이 별로 없었다. 알 나스르와 중국 투어를 즐기기 위해 왔기 때문에 정말 슬프다. 우리는 경기를 취소하지 않았다. 다시 이곳에 돌아오고 싶다. 불행하게도 문제가 발생했지만 삶의 일부다"라고 밝혔다.
호날두와 메시 두 레전드가 모두 유럽을 떠났다. 지난 2022년 호날두는 피어스 모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공개 비판한 끝에 올드 트래포드를 떠났다. 다음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였다. 당초 유럽 잔류가 기대됐지만 불가능했다. 천문학적인 연봉을 감당할 클럽이 없었기 때문. 결국 호날두는 '연봉 2억 유로(약 2,910억 원)'을 제시한 알 나스르와 계약을 체결했다.
순조롭게 연착륙한 호날두는 아랍 클럽 챔피언스 컵이라는 중동 무대 트로피를 처음으로 거머쥐었다. 'ESPN'은 "호날두는 아랍 클럽 챔피언스 컵을 차지하며 알 나스르 소속으로 첫 우승을 달성했다. 알 하젬전(5-1 승, 멀티골) 이후 축구 역사상 통산 850골을 넣은 유일한 선수가 됐다"라며 호날두 활약상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다. 호날두는 "역사적인 기념비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걸 원한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최근 자신이 이적한 사우디에 슈퍼스타들이 대거 합류하는 흐름에 대해선 "6개월 전에도 말했지만 모두들 나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했다. 한 나라를 바꾸고, 훌륭한 선수들이 사우디로 향한 건 특권이다. 나는 선구자였고 자랑스럽다. 내가 원하는 건 사우디 리그가 계속 발전해 정상까지 도달하는 것이다"라며 남다른 포부도 밝혔다.
호날두는 개척자다. 호날두 입성 이후 사우디는 전 세계 슈퍼스타들을 쓸어 담으며 축구계를 흔들었다. 특히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 알 힐랄, 알 나스르가 공격적인 투자를 보여줬다. 알 이티하드는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 조타가 합류했다. 알 아흘리는 호베르투 피르미누, 리야드 마레즈, 에두아르 멘디, 프랑크 케시에가 입단했다. 알 힐랄은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네이마르, 야신 부누를 영입했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를 시작으로 사디오 마네, 알렉스 텔레스, 다비드 오스피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아이메릭 라포르트 등을 영입해 리그 챔피언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5월 호날두는 "사우디 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년엔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나는 사우디 리그가 단계적으로 '5대 리그'에 포함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선수, 인프라가 필요하다. 사우디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했으며, 훌륭한 리그를 갖췄다고 생각한다"라 전하기도 했다.
알 나스르는 겨울 휴식기 동안 중국 프리시즌 투어를 계획했다. 호날두 역시 동료들과 동행해 상하이전과 저장전에 나설 계획이었다. 중국 현지에 따르면 티켓 오픈 이후 단 몇 분 만에 전석이 매진될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호날두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고, 알 나스르는 경기 연기를 결정했다.
호날두는 정중하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019년 유벤투스 소속으로 대한민국에 방문한 다음, '노쇼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다르다. 호날두는 "중국 팬들에게 사과드린다. 모두들 슬퍼한다는 걸 알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 알다시피 축구는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며 "중국은 제2의 고향'이라 립 서비스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호날두 부상으로 '메호 대전'이 불투명해졌다. 알 나스르는 중국 투어 이후 사우디 리야드에서 인터 마이애미와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영국 '가디언'은 "알 나스르가 중국 투어를 연기하면서 호날두와 메시 맞대결이 불투명해졌다. 알 나스르는 2월 2일 '리야드 시즌컵'에서 마이애미와 맞붙을 예정이다"라고 조명했다.
메시는 지난해 여름 파리 생제르맹(PSG)과 작별했다. 시즌 중반 떠났던 사우디 여행 이후 관계가 급속도로 식었고 파르크 데 프랭스에선 야유까지 나왔다. 메시는 친정팀 바르셀로나행 또는 오일머니 알 힐랄행이 점쳐졌지만 두 팀 모두 아니었다. 이따금 거론됐던 미국 인터 마이애미를 선택했다. 메시는 기본 연봉만 6,000만 달러(약 803억 원)로 스폰서십 계약까지 고려하면 호날두 못지않은 연봉을 받게 됐다.
미국에서 행복 축구를 하고 있는 메시다. 합류 직후 출전한 리그스 컵에서 7경기 10골 1도움을 기록하며 미국 내에서도 최약체라 거론됐던 마이애미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글로벌 매체 '골닷컴'은 '리그스 컵?! 마이애미 우승 이후 이제부터는 리오넬 메시 컵으로 부르면 된다'라는 제목으로 "메시는 7경기 동안 10골을 터뜨리며 또 다른 트로피를 추가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메시는 "챔피언! 클럽 역사상 첫 타이틀을 얻게 되어 정말 기쁘다. 모두의 노력과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가자 마이애미!"라며 우승을 만끽했다. 메시는 최우수 선수와 골든 부트(득점왕)까지 수상하며 개인 타이틀도 휩쓸었다. 'GOAT'다운 맹활약이었다.
그런 메시와 호날두가 마이애미와 알 나스르 소속으로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메호 대전' 가능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