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역대 최고, 더 오른다… 금테크 잘하려면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금값↑
은행 통해 골드뱅킹·KRX 신탁투자 가능
“올해 2~3분기 금값 더 오를 것”
금값이 고공행진하며 ‘금테크(금과 재태크와 합성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16일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0.50% 오른 8만773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전날 기준 8만7260원을 기록하며 8만7000원대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금 1돈 가격도 상승 중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금 1돈(3.75g)의 가격은 37만4000원으로 전일 대비 0.53% 올랐다. 이는 지난해 10월 28일 역대 최고치인 37만4000원 수준을 두 달 반 만에 회복한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정책이 사실상 끝났다는 전망에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며 대체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이다. 통상 달러 가치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고금리 시기에는 이자 수익이 큰 금융상품에 투자가 몰리는 반면, 금리가 인하해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 대체재인 금값이 오른다. 실제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23일(현지시각) 103.2로 고점을 찍은 지난 10월 3일(107.3)에 비해 3.8% 떨어졌다.
금값이 강세를 보이자 은행권 금 투자 상품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은행을 통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금테크는 골드뱅킹(금 통장)이다. 지난 22일 기준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합산 계좌 수는 25만1971좌로 지난해 초(24만4013좌) 대비 3.2% 늘었다. 골드뱅킹 계좌 수는 ▲3월 24만4146좌 ▲6월 24만4475좌 ▲9월 24만7944좌 등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5079억원에서 5140억원으로 60억원 넘게 증가했다.
골드뱅킹은 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면 은행이 입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국제 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시켜 주는 상품이다. 0.1g의 작은 단위부터 소액 투자가 가능해 금테크 초보자도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돈을 찾을 때는 금 실물이나 금 시세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상품은 ▲KB국민은행 ‘KB골드투자통장’ ▲신한은행 ‘골드리슈골드테크’ ▲우리은행 ‘우리골드투자’가 있다. 이 상품은 모두 가입 대상과 기한, 금액에 제한이 없는 자유입출금 통장이다.
골드뱅킹을 통한 금테크는 실물 거래 없이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골드뱅킹은 달러로 투자되기에 금 시세와 환율변동을 동시에 따져봐야 한다. 금값이 올라도 환율 하락 폭이 크면 수익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인터넷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거래하면 은행에 따라 20~30% 환율 우대가 적용된다. 또 실물 인출 시 10%에 부가가치세가 붙고 매도 시 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일반 예금상품과 다르게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은행권 금테크에는 골드뱅킹 외에도 KRX 금시장 골드바에 투자하는 신탁상품도 있다. ▲국민은행의 ‘KB골드바신탁’ ▲하나은행 ‘금현물신탁’ ▲우리은행 ‘특정금전신탁 KRX골드’ ▲IBK기업은행 ‘IBK골드모아신탁’ 등이 있다. 이 상품에 가입하면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을 주식처럼 장내 거래할 수 있게 된다. KRX 금시장은 금 현물에 투자하는 방법 중 수수료가 가장 낮다는 장점이 있다. 매매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과 함께 매도 시 부가가치세 10%도 면제받을 수 있어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올해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 국채수익률이 지난해 5%대에서 현재 4%대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한 만큼 금리 하락은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라며 “금값은 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기 시작할 2~3분기 내 현재 수준에서 20% 이상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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