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이너스 금리해제 준비?…日 금융당국 ‘금리 인상’ 대비 점검 착수

2024. 1. 24. 11: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日 당국, 은행권 대출 부실 위험 점검
우에다 “인플레 2% 실현 높아져”…피봇 시사
‘춘투’ 이후 4월 금리 인상 유력…7월 가능성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23일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일본은행이 이틀간의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결정한 가운데, 우에다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경제 선순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조만간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일본 금융감독 당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한 금융권 리스크 점검에 돌입한다. 일본의 초완화 통화정책 종료가 4월로 유력시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출 부실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을 대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성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점검 사항에는 금리 인상 시 대출 상환 불능 위험이 큰 고(高)레버리지 채무자와 부동산 위험 노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시키 도시노리 금융청 차장은 “은행들이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상황에서 단기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느슨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들은 금리 움직임 등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규제당국의 행보는 최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일본은행은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이르면 올해 봄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를 분명히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23일 오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물가 상승률 2% 달성이라는 일본은행의 목표와 관련해 “실현 확실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의 임금 인상 기류가 확산하고, 이것이 물가 상승으로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고 짚으며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되면 (금융완화를) 계속할지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등이 23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

이날 회견에 앞서 일본은행은 이틀간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우에다 총재 역시 회견에서 경제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금융 완화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날 경제 선순환을 강조한 우에다 총재의 발언을 바탕으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경로가 ‘초완화 해제’로 향하고 있음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은행의 2% 인플레 목표 달성 확신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면서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출구를 향한 대비에 들어간 모양새다”고 짚었다.

현재로서는 일본은행이 춘투(春鬪·일본 노동조합의 공동 임금 인상 투쟁)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4월에 임금 인상 추이를 확인한 뒤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통해 금융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케다 아쓰시 이토추연구소 수석경제학자는 “4월까지 더 많은 정보가 들어오면 (인플레) 목표 달성에 대한 확실성도 더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초완화는 4월에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초완화 통화정책 해제에 신중을 기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4월이 아닌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전망도 있다.

실제 이날 달러 대비 엔화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147엔대까지 소폭 올랐다가 다시 상승 전 수준인 148엔대로 떨어졌다. 기무라 다로 블룸버그이코노믹스 경제학자는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월보다 낮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의 초완화 해제가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우에다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끝나도 당분간 극도의 완화적 금융 여건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적게는 0.5% 이하, 대략 1% 아래에서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몸마 가즈오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은 “한두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인상 폭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에 지속적으로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