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집단’으로 명칭 바꿔 자민당 계파 존속… 기시다 개혁안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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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인사를 분리해 이른바 '파벌'(계파)을 없애겠다."
자민당 정치개혁안의 경우 다양한 제안이 담겼지만 사실상 이름만 바꾼 채 계파의 존속을 허용함으로써 계파 정치의 폐단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리크루트 사건(1988년), 사가와 규빈 사건(1992년) 등 대규모 정치자금 스캔들을 겪을 때마다 자민당은 계파 해체를 선언했지만 '정책 집단'의 존속을 인정한 결과 매번 총재 선거를 계기로 계파가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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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정치자금 모금행사 금지 등 제안
총재 선거 계기로 계파 부활 가능 한계
"돈과 인사를 분리해 이른바 '파벌'(계파)을 없애겠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3일 밤 개최된 자민당 정치쇄신본부 회의에서 개혁안 중간정리안이 승인되자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계파를 완전히 없애는 대신 '정책 집단'으로 명칭을 바꿔 존속시키는 것을 허용, 계파 정치의 폐단을 없애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혁안이 구체적이지 않아 허점이 많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자금 모금, 인사 개입' 일단 차단
24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논의된 중간정리안은 "(계파가) 본래의 정책 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선언하고, 주요 수입원인 정치자금 모금 행사 개최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각 계파가 매년 여름과 겨울에 소속 의원들의 정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수당도 폐지하기로 했다. 개각 때 장관이나 자민당 간부 등 인사 후보를 각 계파가 소속 의원 중에 추천하는 관행도 금지하기로 했다.
중간정리안은 계파가 법령을 위반하면 당이 심사해 일정 기간 활동 중단이나 해산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수사를 받은 아베파 등에 대해선 "관계자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기소는 면했지만 책임이 큰 아베파 간부들에 대해 당 차원의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정치쇄신본부는 아베파를 비롯한 자민당 계파가 정치자금규정법을 위반한 혐의에 대한 도쿄지검 특수부 수사를 계기로 발족했다. 자민당은 25일 임시 총무회의에서 중간정리안을 최종 결정하고, 기시다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할 방침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 때 계파 부활 가능성
자민당 정치개혁안의 경우 다양한 제안이 담겼지만 사실상 이름만 바꾼 채 계파의 존속을 허용함으로써 계파 정치의 폐단을 완전히 근절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총 6개의 자민당 계파 중 아베파, 니카이파, 기시다파가 해산했고 24일 모리야마파도 해산한다. 하지만 아소파와 모테기파는 존속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이번에 검찰 수사를 받고 해산한 계파 내부에서도 벌써부터 '새로운 정치집단을 만들자'거나 '다시 만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올해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계파가 다시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리크루트 사건(1988년), 사가와 규빈 사건(1992년) 등 대규모 정치자금 스캔들을 겪을 때마다 자민당은 계파 해체를 선언했지만 '정책 집단'의 존속을 인정한 결과 매번 총재 선거를 계기로 계파가 부활했다. 결국 의원 표가 승패를 가르는 자민당 총재 선거 방식을 고치지 않으면 의원 수가 많은 계파가 중심이 돼 총재를 세우고 각료 등 요직을 차지하는 관행은 언제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시다 총리는 계파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 금지가 이전의 정치개혁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하지만 마이니치신문은 이 역시 계파 간부가 의원 개인 자격으로 사실상의 계파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나누는 방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계책임자가 형사 처벌을 받을 경우 관련 의원도 처분한다'는 방침 역시 형사 처벌이 아닌 당 차원의 징계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26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계파는 물론 정당도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정치헌금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정치인에 대한 형사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치자금규정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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