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플랫폼법, 국내기업 역차별은 거짓뉴스”

공정위,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 입법 강조
“자율규제 원칙과는 별개, 독과점 엄정대응”
소비자 선택권 확대·가격부담 완화 등 기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규제 방안을 담아 제정 추진 중인 ‘플랫폼 공정거래촉진법’(플랫폼법)과 관련해 “국내 사업자만 규율을 받게 돼 역차별 우려가 있다는 건 거짓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육 처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플랫폼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독과점 플랫폼이라면 국내·외 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차별 없이 규율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소지가 국외인 해외사업자 등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제98조(문서송달) 준용과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법 집행이 가능하다는 게 육 처장의 설명이다.

공정위가 제정 추진 중인 플랫폼법은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고,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벌이지 않도록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는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자사우대 ▷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최혜대우 강제 등 독과점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다.

해당 법안이 도입되면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구글, 유튜브 등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될 전망이어서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크다. 반면 공정위는 플랫폼 시장에 독과점이 한 번 자리 잡으면 사실상 경쟁질서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입법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육 처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반칙행위 시점’과 ‘시정조치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발생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문제’가 반복됐다”면서 “법 제정 시 시장 획정과 시장지배력 판단을 미리 검토해 플랫폼 반칙행위 처리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지된 4가지 행위와 관련해서는 “그간의 법 집행 경험상 경쟁제한성이 부인된 사례가 거의 없는 행위라는 점에서, 입증책임을 전환하더라도 판단오류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기업의 입증 부담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 처장은 플랫폼법 제정을 놓고 제기된 우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와 맞지 않고,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라는 지적에는 “플랫폼 독과점 규율 입법 추진은 자율규제 기조와 상충하지 않고, 플랫폼·입점업체·소비자 간 자율규제는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며 “국내 플랫폼 시장의 혁신과 성장을 막는 장애요소를 제거할 수 있어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통상 이슈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 “플랫폼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에서도 도입됐거나 도입될 예정인데, 통상 이슈는 제기되지 않았다”면서 “국내－해외 사업자 간, 해외－해외 사업자 간에 동일한 기준과 절차를 적용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긴밀히 협의해 미국 등과의 통상 마찰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육 처장은 플랫폼법 도입이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가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자 후생 저해는 ‘오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이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금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시장에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가 출연하여 품질·가격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 제정이 늦어지면 공정위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고도 본다”면서 “더 늦게 전에 보다 실효적으로 조사하고 시정 조치하자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