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땅값 0.82% 찔끔 상승…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
제주 연간 지가변동률 -0.41%로 가장 낮아
지난해 전국 땅값 상승률이 0.82%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침체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토지 거래량도 전년에 비해 17.4% 줄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이 24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국 지가는 전년 대비 0.82% 상승했다. 2022년(2.73%)과 2021년(4.17%) 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토부는 “연간 변동률이 -0.32%를 기록한 2008년 이래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단, 지난해 4분기 지가변동률은 0.46%로, 3분기(0.30%)보다는 0.16% 포인트, 전년도 4분기(0.04%) 대비 0.42%포인트 올랐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가 -0.41%로 가장 지가 하락폭이 컸다. 분기별로 보면, 2022년 4분기 -0.13%를 기록한 뒤, 지난해 3분기(0%)를 제외한 모든 분기에서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였다. 금리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업용 토지 거래가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위축된 것이 제주 땅값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1월 기준 1028호에 달해 2021년 1월(1063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은 지난 9일 ‘미분양주택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전국 유일하게 제주 미분양 위험수준을 ‘위험 발생’ 단계로 분류했다.
제주와 더불어 지난해 울산(0.02%), 부산(0.18%) 지가 상승률도 전국 평균에 크게 못미쳤다. 세종(1.14%), 서울(1.11%), 경기(1.08%) 등 3개 시도만 전국 평균치를 상회했다.
전국 땅값 상승폭이 둔화된 것은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며 거래 자체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약 182만6000필지(1362.4㎢)였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4%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하면 44.6% 대폭 줄었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약 71만 필지(1263.8㎢)였다. 이 역시 전년 대비 27.1% 거래가 줄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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