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글로벌 톱5 암센터 모두 러브콜…올해 매출 급성장"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글로벌 상위 암 센터 5곳 모두 우리 플랫폼을 쓰고 싶다며 러브콜을 보내왔습니다. 임상 단계별로 마일스톤을 받는 구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나올 예정입니다.”
글로벌 톱5 암센터 모두 ‘러브콜’
싸이토젠은 미국 엠디앤더슨, 메이요클리닉, UCLA 등 세계 최고의 암 전문병원 상위 5곳 모두와 플랫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특정 표적을 가진 암 환자들을 찾는 데 싸이토젠의 플랫폼이 가격과 시간을 절반 이상 줄여줄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특정 표적을 가진 암 환자 비율이 전체 5%라고 한다면, 300명 규모 임상시험 대상자들을 모집하기 위해선 실질적으로 60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직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조직검사는 부위에 따라 미국의 경우 2만 달러에서 많게는 6만 달러 수준으로 상당히 비싸다. 이럴 때 싸이토젠의 액체생검 플랫폼을 활용하면 8000달러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지난 2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의 네트워킹 성과까지 포함해 현재 글로벌 상위 5곳 암 센터와 플랫폼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에 대한 신약 임상을 위해 우리 플랫폼을 쓰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 진행에 따라 올해부터 플랫폼 사용에 따른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일본에선 지난해 말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 싸이토젠은 지난해 12월부터 일본 국립암센터(NCCH)와 암 환자 혈액에서 CTC를 분리해 암 유발인자인 ‘KRAS’ 변이를 확인하는 정밀의료 진단 사업을 시작했다.
싸이토젠 플랫폼은 B2B와 뿐 아니라 B2C 시장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암 치료 후 재발 여부를 조기 진단하는 데도 액체생검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는 암세포 크기가 최소 5㎜ 이상이어야 식별할 수 있지만, 싸이토젠의 이 기술을 이용하면 1㎜ 크기의 암세포도 식별할 수 있다. 정확도는 90%에 달한다.
10억개 세포 중 ‘5개’ 잡아내는 비결은
싸이토젠의 고밀도미세다공칩은 순환종양세포(CTC)를 손상 없이 살아 있는 상태로 검출해 분석, 배양하기 위해 나노테크놀로지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이다. CTC는 암 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돌아다니면서 암의 전이를 일으킨다. CTC를 검출할 수 있다면 암 조기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수가 극히 적어 식별이 어렵다. 실제 암 혈액 1㎖에 혈구 세포는 약 10억 개가 존재하며, 그 중 CTC는 5개 수준에 불과하다.
싸이토젠은 CTC 분리를 위해 반도체 공정을 활용했다. 금속 칩에 정교한 구멍을 뚫어 백혈구나 적혈구 등은 빠져나가게 하고 크기가 큰 혈중암세포만 걸러내는 방식이다. 전 대표는 그 동안 난제로 인식돼 온 CTC 분리를 기계공학을 이용한 발상으로 해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반도체나노 기술을 바이오에 접목시켜 개발에 성공했다.
투자자들도 플랫폼 경쟁력을 미리 알아보고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싸이토젠 최대주주로 올라선 캔디엑스홀딩스 유한회사에는 엑세스바이오(950130)와 메리츠증권(008560), 홍콩계 PE인 엑셀시아캐피탈코리아 등이 주축으로 참여했다. 캔디엑스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창업주 전병희 대표의 지분 일부와 2대 주주였던 어센트바이오펀드 보유 물량 전체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캔디엑스가 보유한 지분율은 38.46%다. 2대 주주가 된 전 대표의 지분율은 19.32%에서 19.27%로 축소됐다. 캔디엑스는 싸이토젠 구주 및 신주 인수를 위해 지난해 반년 동안 작업해 왔다. 전 대표가 매각한 지분가치는 50억원 수준이지만, 2대 주주였던 어센트바이오펀드 물량은 550억원 규모다. 캔디엑스가 구주 지분 인수에만 총 600억원을 투입한 셈이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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