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절친' 벨트레 명예의 전당 헌액 확정, '원클럽맨' 마우어·헬튼 동반 입성... '422SV 마무리' 단 5표 모자라 '9수 실패' [공식발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이하 '명예의 전당') 헌액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벨트레와 조 마우어(41·전 미네소타 트윈스), 토드 헬튼(51·전 콜로라도 로키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정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로 결정되는 명예의 전당은 총 투표인단의 75%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올해는 총 385명의 투표해 289표 이상을 획득해야 했다. 벨트레는 366표를 얻어 95.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헬튼은 307표(79.7%), 마우어는 293표(76.1%)를 획득해 영광을 차지했다.
올해 투표 대상자는 신규 후보 12명, 기존 후보 14명 등 총 26명이었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뛴 후 은퇴한 지 5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다만 5년이 지나지 않은 사이 사망하게 되면 바로 입후보가 가능하다.
커리어 초반에는 주로 수비형 3루수로 이름을 알렸다. 골드글러브 8회 수상에 빛나는 스캇 롤렌(49)이 버티고 있어 수상 경력은 적었지만, 다저스 시절 어린 나이부터 주전을 차지해 많은 경기에 나왔다. 2004년에는 FA(프리에이전트)를 앞두고 1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598타수 200안타) 48홈런 121타점 104득점 7도루 OPS 1.017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시즌 후 MVP 투표에서도 배리 본즈에 이어 2위에 위치했다.
이런 활약 속에 벨트레는 2005시즌을 앞두고 시애틀과 5년 6400만 달러라는, 당시로서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좌측 폴대 101m, 가운데 담장까지 122m라는 거대한 규모의 홈구장인 세이프코 필드(현 T-모바일 파크)에서 벨트레는 4년 동안 타율 0.266, 103홈런, OPS 0.75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1년에는 32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텍사스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이듬해에는 타율 0.321 36홈런 102타점 OPS 0.921로 활약하며 미겔 카브레라, 마이크 트라웃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3위에 올랐다. 2016시즌에는 37세의 나이에 타율 0.300 32홈런 104타점 OPS 0.879라는 성적을 올리며 골드글러브 수상과 MVP 7위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또한 내야 유망주들이 많았던 2010년대 텍사스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팀을 하나로 모았다. 2018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 벨트레는 은퇴 후 곧바로 텍사스의 4번째 영구결번자(29번)가 되면서 그간의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헬튼은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통산 0.414의 출루율을 거뒀고, 장타율 역시 0.539로 뛰어났다. 1998년 본격적인 풀타임 시즌을 시작한 후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정확도와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로 두각을 드러냈다. 특히 2000년에는 타율 0.372(580타수 216안타), 42홈런 147타점 138득점, 출루율 0.463 장타율 0.698, OPS 1.162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내며 생애 첫 타격왕과 동시에 올스타, 실버슬러거를 싹쓸이했고, MVP 투표에서도 5위에 올랐다. 팀의 긴 암흑기를 끝내고 2007년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을 때도 함께했다. 그해 월드시리즈에서는 15타수 5안타 타율 0.333으로 분전했다.
30대 중반 이후 노쇠화가 찾아온 헬튼은 2013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의 등번호 17번은 2014년 콜로라도의 영구결번이 됐다. 팀 내 선수로는 최초의 일이었다. 헬튼은 같은 영구결번자(33번)인 래리 워커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콜로라도 출신 명예의 전당 입성자가 됐다. 2019년 첫 투표에서는 16.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매년 상승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72.2%로 턱밑까지 올라왔다. 그리고 결국 헌액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풀타임 2번째 시즌인 2006년 타율 0.347로 1위에 오른 마우어는 정확도 높은 타격으로 팀 타선에 보탬이 됐다. 특히 2009년에는 장타력까지 발전하며 138경기에서 타율 0.365(523타수 191안타), 28홈런 96타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587, OPS 1.031이라는 뛰어난 기록으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팀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2013년까지 안방을 지킨 그는 뇌진탕 후유증을 비롯한 잦은 부상으로 인해 2014년부터 1루수로 전향했고, 특히 2016년에는 박병호(KT)와 함께 이 자리를 지켰다.
또한 마우어는 희귀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바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명예의 전당 입성'이다. 1965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제도가 시작된 이후로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건 마우어가 역대 4번째다. 1987년 시애틀에 지명됐던 켄 그리피 주니어가 2016년 헌액된 이후 치퍼 존스(1990년 애틀랜타 지명, 2018년 헌액), 해롤드 베인스(1977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명, 2019년 헌액)만이 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가장 아깝게 떨어진 선수는 단연 와그너다. 선수 시절 투수로는 작은 키(178cm)에도 시속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한 좌완 클로저였던 그는 16시즌 통산 47승 40패 422세이브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903이닝 동안 1196삼진을 잡아내며 구위를 증명했다. 2010년 은퇴 후 2016년 후보 자격을 얻은 그는 지난해 68.1%를 기록하며 올해 입성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2024년에도 단 5표 차이로 헌액이 무산됐다. 올해로 9번째 도전을 맞이한 와그너는 내년이 마지막 기회다.
후보에서 탈락한 선수는 9명이다. 10수에 나선 셰필드는 올해도 기준점에 미치지 못하며 긴 도전의 마침표를 찍었다. 바티스타와 마르티네스, 콜론, 홀리데이, 곤잘레스, 필립스, 레예스, 실즈는 5% 미만 득표시 후보 제외라는 규정에 막혀 재도전 기회가 사라졌다.
피츠버그에서 11년(1986~1996년)을 보낸 후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한 릴랜드는 그해 92승 70패의 성적을 거뒀고,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7차전 승부 끝에 누르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겨줬다. 콜로라도 로키스(1999년)를 거쳐 2006년부터 디트로이트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두 차례 월드시리즈 진출(2006, 2012년)을 이뤄냈다.
1990년과 1992년(이상 내셔널리그), 2006년(아메리칸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릴랜드는 통산 22시즌 동안 3499경기에서 1769승 1728패, 승률 0.506을 기록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73세의 나이에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모국을 사상 첫 정상에 올려놓는 활약을 선보였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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