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이의리→김도영→윤영철 잘 컸는데…KIA 꽃피우지 못한 2017·2019 듀오, 호주에서 찾은 희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호주에서 희망을 찾았을까.
KIA 타이거즈는 근래 신인들을 잘 뽑았고, 또 잘 활용했다. 2020년 1차 지명 정해영, 2021년 1차 지명 이의리, 2022년 1차 지명 김도영 모두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전체 2순위) 윤영철 역시 국대급으로 성장할 게 확실하다.
앞으로 이들이 수년간 KIA를 이끌어갈 것이다. 현재 베테랑들이 몇 년 뒤 서서히 물러나면, 이들이 새로운 기둥이 돼 다시 정상을 노크해야 한다. 단, 기둥만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변 부속품들이 든든하게 받치는 팀이 강팀이다.
그런 점에서 2017년 1차 지명 유승철과 2019년 1차 지명 김기훈은 안 풀리는 케이스다. 파이어볼러와 양현종의 후계자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아직 포텐셜이 터지지 않았다. 군 복무 후에도 마찬가지. 한편으로 2018년 1차 지명 한준수는 2023시즌을 기점으로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잡았다. 이젠 유승철과 김기훈 차례다.
두 사람은 투구 밸런스와 제구에 고민이 있다. 유승철의 경우 작년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희망도 봤고 정재훈 투수코치의 칭찬도 받는 모습이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잡혔다. 김기훈은 2022년 전역 직후의 모습을 작년에 못 이어간 게 아쉬웠던 케이스.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서 나란히 희망의 2024시즌을 준비했다. 둘 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유승철은 12경기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86. 김기훈은 6경기서 승, 패, 홀드,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6.00.
표면적 성적은 평범하지만, 투구 내용을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흔들리고 실점해도 도망가지 않았다. 김기훈이 맞은 7개의 안타 중 3개가 홈런이었다. 그럼에도 자책이 4점이었으니 큰 것 한 방 빼고는 제어를 잘 했다는 얘기다. 유승철도 의외로 볼삼비가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다. 안타를 많이 맞긴 했지만,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완점을 느끼고 방향성을 잡았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KIA 불펜은 뎁스가 탄탄하다. 단, 보직 특성상 구위 저하, 상대 분석, 부상 리스크 등을 확실히 괸리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때문에 매년 뉴 페이스 발굴이 중요하며, 올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1군 불펜에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 KIA로선 더 바랄 게 없다.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도움이 될 투수들이다.
한편으로 1차 지명자들로서 좌절의 시간도 겪었을 것이고 후배 1차지명자들의 승승장구에 자존심도 상했을 수 있다. 그런 감정이 도약의 동기부여가 된다면 약이다. 꽃피우지 못한 1차 지명자들에게 호주에서의 시간은 소중했다. 이제 진짜 전쟁하러 또 캔버라로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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