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우려 있으니 우회하세요”…위험 정보 미리 알려주는 ‘내비’ 만든다

지난해 7월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미호강 범람으로 물에 잠긴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는 도로 및 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국민 생명과 재산 피해 방지를 위해 네이버·아틀란·카카오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현대자동차 등 기업 5곳과 ‘침수사고 예방을 위한 민·관 합동 내비게이션(차량 길 안내 서비스) 고도화 티에프(TF)’(이하 티에프)를 만들었다고 24일 밝혔다. 티에프는 올해 말까지 차량 침수 위험이 있는 도로나 지하차도 인근(반경 1.5㎞ 이내)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에게 실시간 위험 상황을 전달할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을 고도화해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7월 폭우에 따른 하천 범람으로 지하차도가 침수된 것처럼 도로 및 지하차도 등에 갑자기 물이 들어차도 운전자들은 실시간 현장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 위험에 처해지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일부 내비게이션이 결빙, 안개, 추돌사고 지역 등 도로 위 위험상황정보를 제공 중이지만, 주로 상황 발생 이후 통제 정보가 내비게이션에 표출되는 방식이어서 침수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지하차도 침수에 따른 인명 피해 발생 이후 도로·지하차도의 침수 상황으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관련 기업들과 내비게이션 고도화를 통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과기정통부는 “‘국민 안전’이란 가치를 위해 내비게이션 고도화를 결정한 기업들이 티에프에 참여했다”며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출범식 행사 참석자들은 도로 침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실시간 홍수예보 발령 정보와 침수 위험 데이터 중계를 민관협력 지원 플랫폼 기반으로 사전에 운전자에게 내비게이션을 통해 제공하고, 운전자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여 주의를 기울이거나 위험지역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국민들이 사전에 빠르게 홍수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홍수예보 체계도 개선하기로 했다. 홍수예보 발령 지점을 기존 대하천 위주 75곳에서 지류·지천을 포함한 223곳으로 늘리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홍수예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또한 홍수예보 알림 문자에 본인이 침수우려 지역 내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개선한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민 안전 수호는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국정과제”라며 “티에프에 참여해준 내비 기업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구범 환경부 수자원정책관은 “기후변화로 인한 갑작스러운 폭우와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쉽고 빠르게 홍수 정보 등을 제공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예보를 올해 홍수기부터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