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도우미들' HOF 희비 갈렸다, 벨트레 95.1% 입성-셰필드 63.9% 최종 탈락, 왜?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애드리언 벨트레, 조 마우어, 토드 헬튼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24일(한국시각)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은퇴 후 5년이 지나 처음으로 헌액 자격을 얻은 벨트레와 마우어는 각각 95.1%, 76.1%의 득표율로 영예를 안았고, 헬튼은 79.7%의 지지를 받아 6년째 도전 만에 전설의 반열에 공식 등극했다.
벨트레는 파워풀한 타격과 뛰어난 수비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벨트레는 1998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시애틀 매리너스,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쳐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29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477홈런, 3166안타를 기록했다. 또한 5번의 3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그가 은퇴할 당시 현지 언론들은 명예의 전당 자격이 생기면 당연히 첫 해에 뽑힐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성적이 탁월하고 선수 생활 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벨트레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는 역대 5번째로 명예의 전당을 밟게 됐다. 또한 내야수로 5번 이상의 골드글러브를 받고 3000안타를 치면서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 것은 데릭 지터에 이어 두 번째다. 다만 그는 한 번도 MVP에 오른 적은 없다.
벨트레는 '대기만성' 커리어를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2004년 48홈런 121타점을 올리며 NL MVP 투표 2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그는 다저스 시절 슈퍼스타급이 아니었다. 시애틀로 옮긴 뒤에도 2009년까지 골드글러브 두 번 수상한 것 말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
벨트레가 명예의 전당급 커리어를 쌓은 것은 2010년부터다. 보스턴에서 타율 0.321, 28홈런, 102타점, 49개의 2루타를 기록하며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이듬해 5년 80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긴 뒤로 명실상부한 레전드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그는 2011~2013년까지 3년 연속 30홈런을 때렸고, 2016년까지 6년 연속 MVP 투표에서 표를 얻었다.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도 수시로 받았다. 텍사스에서는 포스트시즌 무대도 수없이 누볐다. 2011년에는 디비전시리즈, AL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에서 17경기에서 5홈런 9타점을 때리며 가을야구를 수놓았다. 그는 2018년까지 텍사스와 연장계약하며 팀의 '아이콘' 명성을 이어갔다.
MLB.com은 '벨트레는 텍사스에서 3번의 올스타, 4번의 포스트시즌을 뛰었다'면서 '상대 선수가 머리를 만지려고 하면 바로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그는 등을 두드렸다.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평가했다.
1979년 4월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태어난 벨트레는 15살이던 1994년 7월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다저스와 계약을 하고 미국 야구 생활을 시작했다. 다저스 시절에는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으며 도우미로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마우어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만 15년을 뛰었다. 통산 18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 142홈런, 923타점, 2123안타를 마크했다. 그는 미네소타의 전설적인 포수로 사랑을 받았다. 6번의 올스타와 3번의 골드글러브, 5번의 실버슬러거, 3번의 타격왕 등 포수로서 공수 능력을 고루 발휘했다. 2009년에는 타율 0.365, 28홈런, 96타점, 94득점, OPS 1.031로 AL MVP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미네소타는 그가 몸담던 시절 4번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나이 서른을 넘긴 2014년부터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뛰며 체력 관리를 하기도 했다.
헬튼 역시 한 팀에서만 뛰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1997~2013년까지 17년 동안 1루수로 타율 0.316, 2519안타, 369홈런을 때렸다. 커리어 하이는 2000년이다. 타율 0.372, 42홈런, 147타점, 216안타, OPS 1.162를 마크했다. 2000~2004년까지 5년 연속 올스타에 뽑혔고, 이 기간 4번의 실버슬러거와 3번의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이들과 달리 개리 셰필드는 자격 마지막 기회를 맞아 득표율 63.9%로 커트라인인 75%를 넘지 못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끝내 좌절됐다. 셰필드의 경우 스테로이드 스캔들에 휘말린 전력이 작용했다. 그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옮긴 2002년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평소 친하게 지낸 배리 본즈의 집에 놀러갔다가 그의 트레이너로부터 연고제를 받아 당시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인 상황에서 사용했는데, 나중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담긴 약제라는 게 밝혀지면서 '미첼 리포트'에 이름이 들어갔다. 셰필드는 이후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스테로이드 혐의를 인정했다.
셰필드 역시 다저스 시절 박찬호의 도우미로 유명했다. 그는 22년 통산 타율 0.292, 2689안타, 509홈런을 기록했고, 9번의 올스타, 5번의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이밖에 자격 7년차 앤드류 존스(61.6%)와 2년차 카를로스 벨트란(57.1%)은 50% 이상의 득표율로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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