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희귀 난치 하지마비 유전자 치료 길 열어

박건희 기자 2024. 1. 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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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던 희귀 난치병인 유전성 하지마비를 극복할 실마리가 제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정초록 줄기세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하지강직성 대마비 증후군(HSP)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에 지난 1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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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1저자 임정화 책임연구원, 연구책임자 정초록 책임연구원(뒷줄 왼쪽부터 두 번쨰, 세 번째). 생명연 제공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던 희귀 난치병인 유전성 하지마비를 극복할 실마리가 제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은 정초록 줄기세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희귀난치성 질환인 유전성 하지강직성 대마비 증후군(HSP)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실험의학저널'에 지난 1일 발표했다고 24일 밝혔다. 

HSP는 다리의 근육이 점차 뻣뻣해지고 약해져 마비에 이르게 되는 유전성 신경계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당 1.8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80여 종의 유전자가 복잡하게 얽혀 발병하는 탓에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HSP가 'ARL6IP1'라는 유전자에 의해 발병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쥐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연결 소포체막에 있는 ARL6IP1이 신경염증에 의한 신경세포 손상을 조절하는 역할을 했다. ARL6IP1이 기능을 잃어버리면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고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신경 퇴행이 발생하는 것이다. 신경 퇴행은 HSP 발병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밝혀낸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ARL6IP1을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 전달체에 탑재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했다. 치료제를 HSP 질환을 앓는 실험 쥐에 투여했더니 하지강직성이 줄고 보행 장애가 호전됐다. 뇌 조직의 병변(질병으로 인해 변화가 생긴 조직)과 신경염증 반응도 개선됐다.

유전자 치료제는 비정상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꿔 유전적 결함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발병의 원인인 유전자 자체를 바꾸기 때문에 영구적인 치료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유전자 결핍에 의한 가족성 고지혈증 치료제인 글리베라(Glybera)가 처음 승인된 후 다양한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자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연구팀은 "근본적 치료제가 없던 HSP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HSP의 새 기전을 제시하고 유전자치료 가능성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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