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만든다…기업가치 높은 밸류업기업에 집중 투자

다음달부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는 상장사의 기업가치가 제 값을 받도록 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시가총액 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공시부터 기업가치 제고 노력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가칭)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개발 등이 순차로 이뤄질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금융투자협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국민 자산형성을 위한 증권업계의 역할과 신뢰제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도 밝혔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요국 대비 현저히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상장사 이사회에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를 스스로 분석해 대응 방안을 수립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장사는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표하고, 거래소에서는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주주가치 노력을 지원한다. 세부 방안은 상장사와 협의를 거쳐 다음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거래소를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의 체질 변화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증권사들이 위탁매매나 부동산 중심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종합 기업금융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부동산 PF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 증권업계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보유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이익목표에 연연해 PF 예상손실을 느슨하게 인식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장기투자를 위한 상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일부 증권사는 ISA 제도 개선에 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 감면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해 IT 시스템 고도화와 내부통제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이 우리 자본시장을 '장기적인 자산형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업계의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4일 오전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증권업계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기념 촬영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네번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