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천시장 봉합쇼, 수해 현장서 사진 타령하던 장면 떠올라”

김윤나영·신주영 기자 2024. 1. 2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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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 대통령·한동훈 행보, 국민 눈높이 아냐
김건희, 명품백 받았으면 수사받아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일 명품 가방을 수수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해 “뇌물을 받았으면 수사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충남 서천시장 화재 피해 현장에서 만난 것을 두고는 “피해 국민 앞에서 정치쇼를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권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눈높이는 사과로 끝내는 이 봉합쇼 정도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법 앞에는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의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란다”며 “국민 눈높이는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수사 회피가 아니다. 지위가 높고 권력이 있다고 책임을 면제받는 게 국민 눈높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전날 충남 서천시장 화재 피해 현장에서 만나 김 여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봉합 수순에 접어든 것을 두고는 “절규하는 피해 국민들 앞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일종의 정치쇼를 한 점에 대해서는 아무리 변명해도 변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서천시장 사건은 아마 역사에 남을 사건으로 생각된다”며 “대통령의 전례없는 당무 개입, 또는 고위 공무원들의 국가공무원법에 위배되는 정치 개입, 정치중립의무 위반·공직선거법 위반이 모두 드러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여당이 수해 지원 활동을 갔다가 그 자리에서 ‘비가 더 오면 사진 잘 나올 텐데’ 이런 얘기를 하며 웃던 장면이 떠올랐다”면서 “과연 국민을 이 나라의 주인으로 생각하는지, 본인들의 지위를 지배자로 생각하는지 대리인으로 생각하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전날 서천시장 방문에 대해 “재난현장을 자신들의 권력다툼으로 인한 화해의 장식품으로 사용한 것 아닌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는 기본이고 수사를 통해 불법 여부를 명백히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처벌받는 것이 공정과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위원장에게는 “쌍특검(김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원 클럽)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시라”고 압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결국 90도로 허리 꺾인 한동훈은 윤석열의 아바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명품백 돌려주면 국고횡령’이라는 기상천외·경천동지할 억지 주장으로 디올백 전쟁이 끝날 것 같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관권선거 저지 대책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위원장에 서영교 최고위원을, 부위원장에 소병철 의원을, 간사로 강병원 의원을 선임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문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공천 여부 등에 관여하는 것은 ‘관권선거’라는 취지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를 매개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을 봉합하려 하는 움직임도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정치인)들은 김 여사에 대한 충성경쟁이라도 벌이는 듯 김 여사의 이름을 입에 올린 책임을 물어 김 위원을 쳐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국민이 뇌물 수수 영상을 똑똑히 보았는데 김 위원을 쳐낸다고 김 여사의 의혹이 사라지나”라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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