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한달간 휴전에 원칙적 합의”

류재민 기자 2024. 1. 2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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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인들이 지난달 28일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의 2차 휴전 협상이 상당 부분 진전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23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수감자 교환과 더불어 1개월 휴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상황이지만, 가자 지구 내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낼 방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휴전 개시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잠정적 합의의 골자는 이스라엘이 교전을 멈추고 자국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면서 가자지구 원조를 늘리면 그 대가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한 인질을 풀어주는 것이다. 민간인 뿐 아니라 군인들도 석방 대상에 포함된다. 로이터는 이들의 협상이 지난달 12월 말부터 미국,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하마스는 미래에 이뤄질 영구적 정전의 조건이 합의되기 전까지 이 같은 30일 휴전안을 시행할 수 없다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은 한 번에 한단계씩 협상하기를 원하지만 하마스는 초기 휴전으로 인질을 풀어주기 전에 항구적 정전안까지 합의하는 ‘패키지딜’을 고집하는 상황이다.

하마스가 종전(終戰)까지 이어질 포괄적 합의가 아닌 단계적 휴전 논의에도 관심이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가 교전 중단의 대가로 인질 일부를 석방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하마스가 영구적 정전과 연관되지 않은 어떤 제안도 최근 몇주 동안 거부해왔다며 최근 입장을 상당한 전환점으로 주목했다. 이스라엘이 최장 3개월 휴전,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철군,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가자지구 내 자유로운 이동을 민간인 인질 전원석방의 대가로 제의하자 하마스 태도가 변했다는 것이다.

협상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미국 역시 이전보다 기간이 더 긴 ‘인도적 교전 중단’을 시행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협상에 임하는 이스라엘·하마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3일 브리핑에서 “현재 인질 석방 합의를 이루기 위한 대화는 매우 냉정하고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인질을 구출하고 가자 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훨씬 더 긴 기간의 인도적 휴전 방안을 지지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커비 조정관은 브렛 맥거크 미국 정부 중동 특사가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현재 이집트 카이로에 체류 중이며, 이어 중동의 다른 국가도 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 현안과 관련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최고위직 보좌관인 맥거크 특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할 만큼 미국이 이번 협상을 성공시키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이스라엘인 1200명 정도를 살해하고 240여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105명은 작년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났고 일부는 숨져 하마스가 현재 억류한 인질은 130명 정도로 파악된다.

석 달째 지상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는 최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3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칸 유니스 포위를 완료하고 도심 깊숙이 자리 잡은 하마스 요새를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같은 날 이스라엘군이 현지 최대 의료기관인 나세르 병원을 탱크로 공격했다고 밝히며 “이스라엘 탱크가 나세르 병원 수술 병동 건물과 응급실 건물의 상층부에 포격을 가해 수십명이 다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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