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여러 발 발사”
김정은 “불법·무법의 NLL”…서해 긴장 고조 국면
북한이 서해상으로 여러 발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4일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쐈다고 주장한 지 열흘 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4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경 북측 서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지역에 떨어진 만큼 군 당국은 이에 대한 군사 대응 조치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발사된 순항미사일은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또는 화살-2형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지난해 9월2일 새벽에도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튿날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적들에게 실질적인 핵 위기에 대해 경고하기 위한 전술핵공격 가상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장거리전략순항미싸일들을 조선 서해로 발사하여 15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8자형 비행 궤도를 각각 7672~7681초간 비행시킨 후 목표 섬상공의 설정 고도 150m에서 공중 폭발시켜 핵 타격 임무를 정확히 수행하였다”고 주장했으나 군은 “북한 발표는 과장됐다”고 일축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세부 데이터도 조만간 공개할 가능성이 있어 군 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합참은 “세부 제원 등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 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F-35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는 공군 17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적 지도부 제거’를 언급했다. 신 장관은 장병들을 향해 “만약 김정은 정권이 전쟁을 일으키는 최악의 선택을 한다면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서 최단 시간 내 적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의 종말을 고하는 선봉장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훈련 또 훈련하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다”고 밝히면서 서해상 긴장은 고조되는 국면에 있다.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이 NLL 이북에 탄착하면 북한군 자체 훈련의 일환으로 보고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미사일이 NLL 이남으로 넘어오면 중대한 도발로 보고 즉각 군사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9·19 남북 군사합의가 규정한 남북 간 해상 완충 구역도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9·19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북한이 지난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상에서 포병 사격을 단행하자 군 당국은 더이상 지상·해상 적대행위 중지 구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북도서 해병부대는 지난 5일 맞대응 격으로 6년5개월여 만에 포병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 해병대는 9·19 합의 이전과 같이 지역 주민과의 협의를 거쳐 분기별로 한 차례씩 포사격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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