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흉악범죄, 신상공개는 당연·어리다고 선처 없다…日 10대에 ‘사형’ 판결

日 정부 법 개정 후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

일본 법원이 사건 당시 10대였던 범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그는 짝사랑 하던 여성에게 고백 후 거절당하자 여성의 부모를 살해했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신상 공개는 물론, 사상 처음 10대 때 저지른 범죄로 사형당한 첫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24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사건 당시 고등학생(19)이던 엔도 유키는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여성 A씨에게 고백했다.

하지만 A씨의 반응은 ‘거절’이였다. A씨는 이 일로 A씨에게 앙심을 품었다.

그러던 2021년 10월 12일 새벽, A씨 집에 침입해 한 그는 잠자고 있던 A씨의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질렀다.

검찰은 “엔도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고, 부부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에 변호인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흉기를 사전에 준비하고 범행을 계획한 점, 유족에 대한 진지한 사과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검찰의 구형을 받아들였다.

이 사건에 대해 앞선 18일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 지방 법원은 주택에 침입해 50대 부부를 살해하고 방화를 저지른 혐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엔도 유키에게 특정소년법을 적용해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일본 법원이 소년법 개정 후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2022년 그동안 성인보다 약한 처벌을 받았던 소년법을 개정해 18세와 19세 청소년을 ‘특정 소년’으로 규정했다. 법은 이 특정 소년이 범행을 저질렀을 때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상치 못한 사형 선고를 받은 그는 뒤늦게 “유족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사형제를 유지해온 일본에서 지난해는 2020년에 이어 사형 집행이 없는 해가 됐다.

현재 일본 내 수용 시설에서 복역 중인 사형수는 106명이다.

일본은 국제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사형제 폐지를 요구받아 왔지만, 자국 내여론 등을 이유로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