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채권도 잘 팔리는데"…CJ ENM, 안간힘 끝에 완판
SLL중앙은 ‘완판’…올해 첫 'BBB' 흥행
현대트랜시스, E1 주문액 '1조'
CJ ENM이 공모채 미매각 사태에 직면했다. 올해 공모채 발행 기업 가운데 처음이다. 수요예측 이후 추가 청약을 진행해 간신히 완판에는 성공했다.
현대트랜시스, E1 등은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시장 금리보다 낮게 모집액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올해 첫 비우량등급(BBB급) 발행사인 SLL중앙도 수요예측에 흥행했다.
CJENM, 3년물 50억원어치 미매각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이날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등 2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받았다. 2년물에는 1550억원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하지만 3년물이 1250억원어치 주문만 이뤄지면서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CJ ENM의 신용등급은 'AA-'다. CJ ENM은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4곳의 AA-등급 평균 민평 금리 기준 ±30bp(1bp=0.01%포인트)를 공모 희망 금리로 제시했다. 2년물은 가산금리 2bp에 모집 물량을 채웠지만, 3년물은 목표액에 50억원 부족했다.
흥행에 실패한 것은 이 회사 실적이 나빠진 결과다. CJ ENM은 작년 1~3분기 누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3조1087억원, 영업손실 7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자회사인 티빙, 피프스시즌이 각각 제작비 부담 증가와 작품 제작 지연 등으로 부진한 영향이 컸다.
현대트랜시스 등 흥행…예상금리보다 낮게 발행
이날 나란히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다른 AA급 기업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수요를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현대트랜시스(AA-)는 이날 수요예측에 2000억원 모집에 5배가 넘는 1조2500억원 규모의 주문이 들어왔다. 2년물 500억원 모집에 36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8900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E1(A+)은 만기를 2년, 3년으로 나눠 총 1200억원을 모집했는데 1조2790억원이 모였다. 2년물 400억 원 모집에 4150억 원, 3년물 800억원 모집에 8610억원 등이다.
현대트랜시스와 E1은 각각 개별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들이 매긴 금리의 평균)보다 낮은 금리에 조달하는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매수 주문이 쏠리면서 채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현대트랜시스 이번 공모채 가산금리는 모집액 기준 2년물 –6bp, 3년물은 –9bp로 집계됐다. E1의 경우 2년물은 -22bp, 3년물은 -41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금융지주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신한금융지주(AA-)는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신종자본증권 27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 949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만기 30년으로 5년 콜옵션(조기상환권)이 달렸다.
신한금융지주는 연 4.20~4.80%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는데, 연 4.49%에 모집 물량을 모두 채웠다. 최대 증액 예정 금액은 4000억원이다.
SLL중앙, 단기물로 투심 저격
올해 첫 BBB급 공모채 발행에 나선 SLL중앙도 흥행에 성공했다. SLL중앙은 이날 1년물 200억원, 2년물 300억원 등 총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 결과 1년물에 210억원, 2년물에 550억원 등 총 76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SLL중앙은 공모 희망 금리로 1년물 연 6.00%~7.00%, 2년물 연 6.60%~7.60%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 2년물은 7.0%, 3년물은 7.29%에서 모집액을 마감했다.
올해 공모채 시장에 처음 등장한 BBB급 발행사다. SLL중앙의 신용등급은 스플릿(등급 불일치)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BBB+등급’을, 한국신용평가는 ‘BBB0’로 각각 평가했다. 등급 불일치일 경우 더 낮은 신용등급이 투자 기준으로 여겨진다.
비우량채인 만큼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단기물을 선호하는 기관투자가의 투심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1년물 회사채가 등장한 건 SLL중앙이 처음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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