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진의 카타르 체크인]① 도하행 QR859의 '구불구불' 항로, 혹시...한국 대표팀도?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2024년 1월 23일 1일차
1월 23일 오전 0시 15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카타르 하마드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QR850편에 몸을 실었다.
이번 대회는 유독 매체별로 취재 일성이 상이하다. 일반적인 국제 대회보다 경기 사이의 간격이 넓어 대회 자체가 넓어진 게 주된 이유다. 동시에 한국의 상황도 고려한 판단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6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조편성도 비교적 수월했다. 말레이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8회, 요르단 84회, 바레인 85위. 랭킹이 모든 걸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27위의 한국이, 그것도 챔피언 등극을 바라는 팀에게는 크게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 조별 리그다.
이에 기자 본인은 회사와의 논의 끝에 3차전부터 카타르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깔끔하게 치르고 최종전을 여유롭게 마무리하며 16강을 준비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첫 경기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일단 승리를 따냈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요르단과는 납득하기 어려운 2-2 무승부를 거뒀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완벽한 설명은 불가능하지만 비행기의 경로는 대기의 상태, 지형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다다르기 위해서 단순하고 가장 빠른 선택지가 아닌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때로는 돌아가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아시안컵 경로도 이럴 수 있잖아?’
간절함일까? 아니면 그저 일종의 지기 위로? 어느 쪽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한국이 우승을 차지할 것 같나?'라는 질문에도 선뜻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그럼에도 떠오른 생각이 머릿속에서 살아지지 않고 현실에서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은 분명히 있나 보다. 엄청나게 피곤한 10시간 장거리 비행의 흔적을 보고 우승컵을 떠올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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