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北 지휘통제체계 무력화…軍, 전자기 스펙트럼 조직 보강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 '전자기전과' 신설
합참 인력 증원…국방부, 전략목표·기조 마련 중

국방부 깃발. 2021.6.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다영역 작전 수행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전자기 스펙트럼(EMS)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군 당국이 인력과 조직 보강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의 인터넷 기반이 취약하다고 판단해 유사시 방해 전파를 이용, 북한 지휘통제체계의 무력화를 노리고 있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은 전자기 스펙트럼 업무 전반을 조정·통제하기 위해 최근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에 전자기전과를 신설했다. 이번 과 신설을 통해 합동전장 영역에서 해양 전자기 스펙트럼의 우세 달성을 위한 체계적 정책 수립, 무기체계 발전 등을 추진한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양 전자기스펙트럼 우세를 통해 미래 전장에서 승리를 보장할 것"이라면서 "첨단 과학기술 기반 해군력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도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수행 여건 보장을 위해 최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2명 늘리는 등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전자기 스펙트럼 영역에서의 효율적 작전수행을 위해 합동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수행 체계 정립 및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라고 전했다.

국방부도 현재 전자기 스펙트럼 우세 보장을 위한 전략목표와 기조를 마련하고 있다. 각 군의 전자기 스펙트럼 역량을 체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해서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주파수와 파장에 따라 고도로 분화된 전자기파의 연속체로서, 그 범위는 기존의 통신장비에 사용하는 통신 대역 뿐만 아니라 적외선, 가시선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무인시스템 등 첨단과학과 융합된 전자통신기기 관련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전자전 환경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전자기 스펙트럼이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으면 우리 군과 민간 영역에서의 전자기 스펙트럼을 적이 전자기전 공격을 가하는 것으로 오인하게 될 수도 있다. 무기체계의 전자통신기기 의존도가 높아질 미래전에서 전자기 스펙트럼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은 국방혁신 4.0 추진과 연계해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EMSO)의 개념·교리를 발전시키고, 전력을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EMSO는 적 전파 교란에 대한 우리 군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우리 군의 작전수행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적을 상대하는 전자기전을 비롯해 우리 군의 전자기 스펙트럼 관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차량, 무인비행기(UAV), 위성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전자기 스펙트럼 관련 신호음을 수집·분석하고 이를 공유하는 체계로 발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지난 2016년 1월 전군 최초로 전자전과를 만든 공군은 전파교란 감시·탐지·분석 체계를 24시간 가동해 적 전자정보와 전파교란 징후·활동을 식별하고, 필요하면 원점을 확인해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전자기전 발전계획 수립·시행,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교리 개발, 무기체계 소요제안 및 방위력 개선사업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통합 전자기전 수행을 위한 전자기전 관련 무기체계 소요 제안 및 방위력 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육군은 2022년 전자기 스펙트럼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듬해 창설한 전자기 스펙트럼 작전 전투발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작전 수행 개념을 정립하고 있다.

이밖에도 각 군은 전자기전 관련 전문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민·관·군 업무체계를 구축하고 신기술 도입을 위한 기술협력을 추진 중이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