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은 없었다”는 與 김민수…“의사소통의 교란 정도 아닐까”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 MBC 라디오서 “충돌이나 갈등이라는 표현을 쓸 만한 일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싼 그간의 ‘정면충돌’이라거나 ‘윤-한 갈등’ 표현에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제가 볼 때는 의사소통의 교란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의 이야기 전개 방식에는 저마다 차이가 있고 생각하는 방향도 달라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게 아닌 이상 약간의 오해 정도는 불가피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 대변인은 전날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 점검에서의 전격 만남을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 봉합으로 봐도 되냐는 진행자 질문에 “개인적으로 ‘윤-한 갈등’이라는 건 없었다고 본다”고 우선 답했다. 진행자가 이유를 묻자 그는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갈등이 있다”며 “부부나 아주 친한 친구, 동료끼리의 작은 감정의 (충돌과 같은 일) 그런 건 있을 수 있어도 갈등 정도 국면은 아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대변인은 “충돌이나 갈등이라는 표현을 쓸 만한 일인가(생각한다)”라며 “제가 볼 때는 의사소통의 교란 정도가 아닐까, 일시적인 교란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정리했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의사소통에 오해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를 강조하듯 김 대변인은 “카톡도 뒤에 물결 표시를 붙이냐 안 붙이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다”며 “얼굴 보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 누구나 이런 작은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윤-한 갈등’이라고 하기에 (두 사람은) 훨씬 신뢰가 있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지난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점검과 대책 모색을 위해 동시에 현장을 찾으면서 전격 만남이 이뤄졌고, 서울로 올라오는 열차에도 동승하면서 양측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두 사람이 함께 앉아 최근 갈등 국면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 최대한 오해가 남지 않도록 노력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 갈등 국면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리 앙투아네트 발언’과 사천(私薦) 논란, 한 비대위원장의 ‘국민 눈높이’ 언급 등을 둘러싸고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사퇴 요구를 받은 한 비대위원장이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는 확고한 입장을 내 ‘정치적 독립’ 선언이라는 해석까지도 있었다.

서울역에 도착한 한 비대위원장은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즉답하는 대신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의 대척점에 있지 않다는 의미이자 갈등 봉합 의지를 보인 대목으로 비친다. 이와 함께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길게 나눴다”라는 부연 설명은 양측이 갈등 국면으로 비쳤던 사안들을 털어내고 앞으로의 협력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모두 결국 바라는 건 총선 승리”라며 “총선 승리를 가져오려는 방향에서 각자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짚었다. 계속해서 “본인 생각과 방향이 엇나갈 수도 있고 이런 부분에서 계속 오해가 생기지 않았나(생각한다)”라며, “어제 상황을 보면 우려했던 것보다 두 분의 신뢰가 깊고, 결국에는 총선 승리로 국민에게 더 좋은 대한민국, 동료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고자 한다는 데 공동 목적이 있으니 작은 갈등은 봉합하며 가시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