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장도연 등 억대 출연료 미지급’ 기획사 대표 횡령 혐의 유죄

이경규 장도연. 사진|스타투데이DB

이경규 장도연 유세윤 등 소속 연예인들의 억대 출연료를 미지급한 기획사 대표가 회사 자금을 모기업에 임의로 제공했다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안모(57)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안씨는 영상물 제작을 하는 ‘K미디어’의 대표로 회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방송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완전자회사 ‘K스타즈’의 자금을 대여해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 3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279회에 걸쳐 모두 141억4950여만원이 자회사에서 모회사로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 측은 재판에서 ‘K미디어’와 ‘K스타즈’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법인처럼 운영됐으며 양사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금을 이동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금대여가 없었다면 두 회사가 존립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것이므로 양사의 이익을 위한 자금 이동을 횡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K스타즈’의 모회사를 향한 자금 대여 행위가 모회사에게만 도움이 될 뿐 자사의 이익에 도움이 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자금 대여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한 모회사가 대여금을 일부 상환했으나 원금 외에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었다는 점, 자금 대여에 담보 등을 설정하지 않은 점 등은 통상적인 금전 대여라기보다는 모회사의 임의적인 금전 유용에 가깝다고 봤다.

다만 안씨 측이 사적인 용도로 자금을 유용하지 않은 점, ‘K미디어’에서 ‘K스타즈’로 상당한 자금이 전달돼 양사에서 오고 간 자금의 차액이 10억원을 넘지 않는 점은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참작됐다.

‘K스타즈’는 이경규와 유세윤, 장동민, 장도연 등 유명 방송인들이 소속돼 활동했던 기획사 겸 외주제작사다.

2020년 12월 이경규가 수 억원대 출연료를 정산받지 못했다며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이 회사의 출연료 미지급이 알려졌다. 이경규는 소송은 제기하지 않았다.

이어 유세윤, 장도연, 장동민, 유상무, 이은형과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임직원들이 2021년 1월 5억8900만 상당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해 6월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으나 소속사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경규 등 소속 연예인들이 받지 못한 출연료와 지연 이자 등을 합하면 1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스타즈는 2020년 9월부터 소속 연예인들의 방송출연료 등 급여 지급이 지체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부도처리가 난 뒤 2021년 9월 폐업했다.

안씨 측은 연합뉴스에 “어떻게든 빨리 일을 시작해서 한 푼이라도 벌어서 피해를 갚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