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승'vs헤일리 '접전'…美공화 뉴햄프셔 경선 최대 관전포인트
"헤일리, 패배한다면 캠페인 추진력 잃을 듯"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나설 각 당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공화당에서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경선 하차를 선언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간 양자대결이 형성된 가운데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어떻게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이 선거 전문 웹사이트 디시전데스크 HQ 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준 50.8% 지지율을 얻으며, 헤일리 전 대사(36.9%)와의 격차를 약 14%포인트(p)까지 벌렸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헤일리 전 대사는 열흘 전만 하더라도 9%p까지 차이를 좁히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했는데,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 결과와 디샌티스 주지사의 하차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였던 디샌티스 주지사와 30%p 차이로 압승을 거뒀다. 이후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히며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층을 대거 흡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1일 공개된 CNN/뉴햄프셔 대학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한 뉴햄프셔 유권자 중 6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째 선택으로 꼽은 반면, 헤일리 전 대사를 두 번째로 꼽은 이들은 30%에 불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할 경우,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전망이다.
뉴햄프셔의 공화당 전략가 짐 메릴은 "두 후보 모두 승리를 노리고 있지만,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하고 '이것(경선)은 사실상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큰 차이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압승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그는 "매우 자신있다"고 말하며, '헤일리가 위협이 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아이오와에서 치러진 코커스와는 달리 뉴햄프셔에서 치러질 프라이머리에는 공화당 당원 외에 무소속 유권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때문에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와 비벡 라마스와미가 아이오와 코커스 이후 경선에서 하차한 것이 헤일리 전 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햄프셔의 공화당 전략가 마이크 데니히는 "니키 헤일리가 뉴햄프셔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비벡과 디샌티스가 경주에 머물러야 했다"며 "그는 공화당 투표가 가능한 한 많이 쪼개지고 대다수의 독립 유권자를 확보하기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거나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마저도 고배를 마신다면, 그를 향한 사퇴 압박은 불가피하다. 공화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한 달 뒤인 다음 달 24일 프라이머리를 진행한다.
여론조사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23일 기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62.2%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반면,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25%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최소한 득표율 한 자릿수 이내로 접전을 벌여야 앞으로 선거 캠페인을 추진해나갈 동력이 생기게 된다. 메릴은 "헤일리가 뉴햄프셔에서 완승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최대한 트럼프와 접전을 벌여야 한다"며 "그래야 뉴햄프셔 결과를 보고 '이건 사실상 둘 간의 레이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햄프셔 대학의 단테 스칼라 정치학 교수는 "만약 헤일리가 트럼프에게 한 자릿수 이내로 진다면, 그것은 크고 긍정적인 놀라움으로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니키 헤일리가 (뉴햄프셔)주에서 역전하지 못하거나 최소한 접전을 벌이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의 세 번째 공화당 후보 지명을 위한 길을 열어주면서 경선을 그만두라는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뉴햄프셔에서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경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나는 그(트럼프)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은 항상 마라톤이었다.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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