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마친 강백호, 올해 연봉은 ‘동결’···KT 구단이 간판스타에게 건넨 두번째 메시지
지난 겨울은 강백호(25·KT)에게 아주 매서웠다. 5억5000만원이었던 연봉이 2억9000만원으로 삭감됐다. 무려 47.3% 삭감률, 연봉이 절반으로 확 깎였다. 개막 직전 발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으로 시작해 62경기밖에 뛰지 못한 결과였다. 프로답지 못한 몸 관리에 대한 질타도 포함돼 있었다.
데뷔 이후 ‘슈퍼루키’라 불리며 질주만 해왔던 강백호의 경력에 처음으로 큰 제동이 걸린 시즌이었다. 강백호를 팀의 미래 기둥으로 여기고 애지중지, 잘 뛴 만큼 후하게 평가해주던 KT 구단이 처음으로 직접 전한 강한 메시지였다.
2023년에도 강백호는 71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부상으로 꺾였던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이를 악물고 출발했지만 국가대표팀과 리그에서 반복된 사건들로 집중 질타를 받자 그간 쌓인 정신적 압박감이 터지고 말았다. 감추고 뛰어보려 했지만 견디지 못했고 또 시즌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 겨울과 많이 다르다. 올해 강백호의 연봉은 변하지 않는다. 강백호는 일찍이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연봉이 중요한 시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던 강백호는 에이전트 없이 직접 구단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대폭 삭감 강경책을 내놨던 KT 구단은 의외로 동결안을 내밀었다. 강백호는 지난해와 같은 2억9000만원 연봉 계약서에 사인했다.
KT의 사뭇 다른 연봉 책정에는 결국 팀의 간판이 돼야 할 강백호를 되살리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강백호는 고교 시절부터 투타겸업 등으로 이미 ‘슈퍼스타’였다. 그로 인해 입단하면서부터 이미 색안경을 낀 시선 속에 둘러싸이기도 했다. 잘 나가기만 하다보니 집중하지 못해 미숙한 모습도 결국 드러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부진은 과정과 배경을 들여다보면 2022년과는 결이 아주 많이 달랐다.
프로스포츠에서 연봉은 선수에 대한 팀의 평가와 기대치를 동시에 담는다. 팀의 미래이자 최고 스타여야 한다고 여기는 젊은 선수에게 강력한 제동을 거는 것도, 다시 일으켜세우는 것도 구단의 몫이다. “강백호는 팀의 간판이다. 간판이 살아나야 팀이 달릴 수 있다. 연봉은 그동안 성과에 대한 평가에 앞으로 해줘야 할 역할에 대한 기대치도 담았다”는 것이 KT 구단 취지다. KT는 기록만 놓고 2년 연속 대폭 삭감하는 대신 연봉 책정에 유연함으로 간판 선수를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현재 KT의 모두가 정상적인 강백호를 되찾고 정상 전력으로 야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지난 시즌 강백호가 힘들어 했던 모습을 지켜본 선배 선수들은 물론, 이강철 KT 감독도 비시즌 동안 통화를 하며 강백호와 함께 겨울을 나고 있다. 결국 KT의 야구는 강백호와 함께 해야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강백호도 다시 씩씩한 모습으로 돌아가 2024년에는 제대로 다시 경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강백호는 최근 기자와 인터뷰 하며 “벌써 7년차가 되었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후배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수들이고, 분명히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도 좋은 경쟁자가 되려면 급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어느때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강백호는 1억대인 KBO리그 평균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고액연봉자다. 강팀 반열에 오른 KT는 동시에 세대교체 기로에도 서 있어 7년차가 된 강백호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은 팀의 미래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KT가 연봉에 담았다는 강백호에 대한 ‘기대치’에는 성적뿐 아니라 책임감과 성숙함도 포함되는 듯 보인다. 다시 일어선 강백호가 이제 연차와 연봉에 대한 책임감으로 2024년, 직접 보여줄 차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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