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우레이가 날려버린 꿈…'3경기 0골 0승' 중국 탈락 확정→시리아·팔레스타인에 밀렸다

▲ 중국 축구 역사상 아시안컵 최고 성적에 도전했던 중국 대표팀이 조별리그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이번 대회 부진으로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경질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중국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카타르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서 타지키스탄과 0-0으로 비기고 2차전에서도 레바논과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한 중국은 3차전에선 승점을 하나도 얻지 못하고 승점 2점과 함께 A조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아니었다. 이번 아시안컵은 각 조 2위 팀과 3위 팀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가능성은 희박했다. 자리는 4개인데 각 조 3위 팀 중 바레인과 인도네시아가 승점 3점으로 중국에 승점 1점 앞서 있었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선 승점이 같았을 때 승자승과 골 득실, 그리고 다득점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중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었고 오히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허용한 1골 때문에 골 득실이 -1이었으며 다득점은 0점이었다. 3위 팀끼리 순위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였다.

승점 2점과 골 득실 -1, 다득점 0점으로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했던 중국이 16강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았다. B조에서 시리아(승점 1점)와 인도(승점 0점)가 0-0으로 비기고, 중국보다 경고가 1장 많았던 시리아가 인도와 경기에서 경고 2장 이상 받아야 했으며 동시에 C조 팔레스타인(승점 1점)과 홍콩(승점 0점)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야 했다. 축구 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중국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1.18%에 불과했다. 중국 선수단과 축구 팬들은 1.18%이라는 낮은 숫자에 희망을 걸어야 했다.

얀코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은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한 골도 내주지 않은 카타르를 축하하고, 타지키스탄과 열심히 싸워준 레바논에도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지만 태도와 팀을 위한 정신이 자랑스럽다. 마지막 순간 전방에서 기회가 있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전에 우린 몇 차례 기회를 놓쳤다. 득점 기회가 세 번 정도 있었다"며 "우리 운명은 이미 다른 팀들 손에 있기 때문에 실망하긴 했다"고 했다.

중국 시나 스포츠는 카타르전이 끝나고 "중국은 이론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B조의 시리아-인도, C조의 홍콩-팔레스타인이 비기면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런데 시리아가 골이라도 넣으면 중국은 벼랑 끝으로 몰린다. 꼭 죽음을 기다리는 고문과도 같다. 역사상 최악이 대표팀이 낸 결과물"이라고 한숨쉬었다.

그러나 1.18%는 첫 번째 경우의 수부터 부러졌다. 23일 카타르 알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3차전에서 시리아가 인도를 1-0으로 꺾었다.

후반 중반까지 0-0으로 비기며 중국에 희망이 생기는 듯 했으나, 후반 76분에 터진 오바르 크리빈의 득점이 중국의 희망을 산산조각 냈다.

승점이 4점이 된 시리아는 호주(7점)와 우즈베키스탄(5점)에 밀려 B조 3위에 머물렀지만 각 조 3위 팀끼리 경쟁에서 상위 4위 안을 확보하며 시리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이어 24일 열린 경기에서도 팔레스타인이 홍콩을 3-0으로 잡으면서 승점 4점으로 시리아와 함께 16강에 올랐다.

승점 1점인 F조 3위 오만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3위 팀 중 가장 먼저 짐을 싸게 됐다.

2015년 호주 대회와 2019년 아랍에미레이트 대회에서 모두 8강에 오른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했다.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이번 대회는 물론이고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오랫동안 전력을 꾸렸지만 아시안컵 조별리그조차 통과하지 못했으며 조별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해 충격이 두 배다. 중국이 조별리그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은 1976년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후 처음이다.

얀코비치 감독은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오늘 경기(카타르전)처럼 모든 경기가 매우 빡빡했다"며 "실망했다. 우린 당연히 더 많은 것을 기대했고, 전반전 이후 더 많은 것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골이 없는 축구는 축구가 아니며, 골을 넣지 않으면 큰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우리가 이곳에서 치른 세 경기에서 매 경기마다 많은 기회를 놓쳤다. 득점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 진출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의 운명은 더 이상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다. 다른 결과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실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우린 다양한 방법으로 기회를 얻었다. 세트피스, 역습, 포지션 공격으로 말이다"며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득점하려 할 땐 운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모든 공이 들어갈 순간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축구계 역사에 멍에를 남긴 이번 대회에 중국에선 얀코비치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얀코비치 감독의 중국은 기술과 전술적인 패턴이 없다. 선수단 노쇠화도 심하다. 이번 대회 24개 팀중 평균 연령이 29.7세로 두 번째로 고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대표팀 한 관계자의 인터뷰를 빌어 "이 시점에는 사실 기술적인 면이나 전술적인 면에 대해 크게 할 말은 없다. 카타르전에서 필요한 건 골이다. 얀코비치 감독도 선수들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했다"고 얀코비치 감독의 지도력을 도마 위에 올렸다.

중국 매체 소후는 "역대 최악의 대표팀이다. 3전 0골 0승으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조 3위를 기록했다"며 "이번 아시안컵이 끝난 뒤 얀코비치 감독과 중국축구협회의 협력도 기로에 섰다. 결과론적으로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은 불가피하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 중국축구협회 수뇌부는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경질을 촉구했다.

또 "얀코비치 감독은 거의 1년 동안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도한 후 가장 큰 두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했다. 중국만의 뚜렷한 기술적, 전술적 스타일을 확립하지 못했고, 향후 발전에 적합한 팀 전술 시스템을 만들어 내지도 못했다. 중국 팀 내 중심 축인 탄롱, 우시, 장린펑 등이 모두 35세 이상이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여러 차례 훈련캠프에서 얀코비치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점검과 훈련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주목할 점은 얀코비치 감독은 중국 대표팀 감독을 맡기 전 리그와 유소년 코치 경험만 있었을 뿐, 성인 대표팀을 맡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아시안컵 등 대규모 행사에 대한 준비 경험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얀코비치 감독은 카타르전이 끝나고 중국 대표팀을 떠날 가능성이 거론되자 "일반적으로 두 종류의 감독이 있다. 경질된 감독과 경질될 감독"이라며 "이 일을 하려면 두 가지 경우를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며 "(감독으로서) 일을 그만두게 될 순간을 생각한다는 건 곧 모든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모든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감독이 될 수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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