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 거절"vs"거짓말로 덮어", 진실게임이 되어버린 '고거전' [종합]

장우영 2024. 1. 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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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이 이제는 '진실전쟁'이 되버리는 걸까.

이에 KBS는 '고려거란전쟁' 탄생기를 공개하며 길승수 작가가 쓴 '고려거란전기'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별개의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길승수 작가는 임용한 선생님을 추천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요?"라며 '고려거란전쟁' 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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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고려거란전쟁’이 이제는 ‘진실전쟁’이 되버리는 걸까. 원작자의 비판에 감독, 작가가 반박했고, 이에 원작자는 폭로를 이어가는 중이다.

발단은 KBS2 ‘고려거란전쟁’ 16화 이후의 내용이었다. 현종(김동준)이 호족 세력 혁파 과정에서 캐릭터가 붕괴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길승수 작가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되었다고 본다. 저도 대본 작가가 교체된 다음에는 전투신 외에는 제 자문을 받지 않아서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른다. 대본이 급하게 나오고 있고 수정 작업할 시간이 매우 촉박한 것이 원인이겠거니 한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도 ‘고려거란전쟁’이 길승수 작가의 원작을 따라가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고려거란전쟁’의 현재 전개 방식에 대해 비판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에 KBS는 ‘고려거란전쟁’ 탄생기를 공개하며 길승수 작가가 쓴 ‘고려거란전기’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별개의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 상반기 판권 획득 및 자문 계약을 맺고 이후 제작 과정에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다고 밝혔다.

전우성 감독도 드라마 원작 계약 형태를 언급하며 길승수 작가에게 수 차례에 걸쳐 자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길승수 작가가)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고, 끝내 고사했다”며 자문팀을 선정해 꼼꼼한 고증 작업을 거쳐 집필 및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우 작가도 “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했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다.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고 어느 장면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다”며 “이렇게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습니다”고 밝혔다.

길승수 작가는 전우성 감독, 이정우 작가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제가 자문을 거절했다고요?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라며 이정우 작가로 교체가 된 뒤 마치 자신을 보조 작가 취급하는 것이 불쾌했고, 전우성 감독이 집 근처까지 오자 이에 대해 항변했다. 전우성 감독은 계약 내용은 수긍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고, 길승수 작가가 자문을 계속 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했다. 이에 길승수 작가는 임용한 선생님을 추천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요?”라며 ‘고려거란전쟁’ 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고려거란전쟁’은 32부작으로 제작되는 대하드라마로, 이제 20화까지 방송됐다. 아직 12화가 남은 가운데 원작자와 감독, 작가가 부딪히면서 이제는 진실게임으로 돌입했다. 생채기만 남은 ‘고려거란전쟁’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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