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암살 후 무법천지된 나라… 아이티, 살인율 2배 급증

22일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무장 경찰들이 경찰차를 타고 순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통령 암살 이후 치안 불안 상태에 빠진 아이티에서 지난해 살인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해 아이티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4789건으로, 2022년 대비 11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구 10만 명당 살인 범죄율은 40.9명으로, 한국(1.3명·2021년 기준)의 31배에 달한다. 납치 사건도 늘어나면서 지난해 2490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1359명보다 83% 증가한 수치다. 전국 경찰서 10곳 중 1곳도 지난해 갱단원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 피살 이후 치안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갱단이 ‘세금’ 명목의 돈을 갈취하고 교통을 차단하면서 수많은 주민은 거주지를 등지고 이주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7∼10월 미국과 멕시코로 향하기 위해 중미 온두라스에 입국한 아이티 이민자 수가 그 전과 비교해 23배 늘었다고 밝혔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