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압승해도 경선사퇴 안해"

차미례 기자 2024. 1. 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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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 공화당원들, 헤일리에게 지속적 사퇴 압박
"역전승이나 박빙 패배도 트럼프엔 큰 타격"유세 계속
[시브룩=AP/뉴시스]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1일 뉴햄프셔주 시브룩의 한 식당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그는 이곳 경선에서 져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23일 밝혔다. 2024.01.24.

[맨체스터( 미 뉴햄프셔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니키 헤일리 미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마지막 대선경선 경쟁자로서 만약 트럼프가 뉴햄프셔주 경선의 결과 압도적 승리를 한다고 해도 자신은 후보를 자진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2024년 미국 대선이 트럼프의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로 인해 향후 트럼프 대 바이든의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화당에서는 벌써부터 헤일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가중되어 왔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헤일리 전유엔대사에게 만약 이번 경선에서 큰 차이로 트럼프에게 패배할 경우에는 경선에서 사퇴하라는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헤일리는 뉴햄프셔의 중립적인 정치 성향의 주민들과 상당한 지지 세력을 최대한 동원하는 데 집중하면서 경선결과 자신이 역전승을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박빙의 패배를 하는 것도 트럼프의 지속적인 공화당 지배력에 상당한 흠집을 낼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헤일리는 기자들에게 "나는 도널드 트럼프와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아직 사망기사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23일 발언에서 "헤일리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놔둬라. 어차피 공화당 유권자들은 나를 선택할 거니까"라고 큰소리를 쳤다. 그의 선거참모들도 며칠 전부터 헤일리가 뉴햄프셔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사실상 대선 후보의 길은 끝이라고 주장해왔다.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기구인 AP보트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뉴햄프셔주 당원들은 아이오와주에 비해서는 좀더 트럼프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편으로 드러났다.

뉴햄프셔 공화당원 유권자들의 약 절반은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이라는데 대해 약간, 또는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고 설문조사에서 응답했다.

헤일리에 대해서 같은 대답을 한 유권자는 3분의 1 정도였다.

트럼프의 형사범 기소 건들에 대해서는 뉴햄프셔 경선에 투표할 공화당 유권자들의 3분의 1이 2021년 1월 6일 트럼프가 뭔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게 분명하거나, 의사당 폭동에서 일정 역할을 했거나, 백악관에 두고 나와야 할 국가기밀문서를 플로리다주 자택에 가져온게 잘못이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승리한다면 , 그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가 공화당 경선에서 가장 먼저 당원투표를 시작한 1976년 이래 두 곳에서 모두 승리한 최초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는 당내 충성파의 지지를 계속 수용,유지할 것이고, 그런 여세를 몰아 다른 곳의 경선에서도 계속 승리한다면 헤일리가 후보로 남아있거나 말거나 큰 관계가 없게 된다.

트럼프는 2016년 최초로 대선에 도전했을 때에는 뉴햄프셔 예비 경선에서 크게 승리했다. 이처럼 공화당의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트럼프에 대항하기 위해 헤일리는 뉴햄프셔 경선에서 승리하는데 힘을 집중해서 대통령 지명전의 판도를 초기부터 장악하려는 계획을 실천해왔다.

헤일리가 만약 이번 23일 경선 이후 사퇴한다면, 결국 공화당 경선은 2회로 끝나게 되고 전국의 수 많은 공화당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 경선 투표조차 참여하지 못하고 끝날 것이다.

트럼프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0% 격차로 승리했다. 헤일리는 21일 후보를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 이어서 3위의 득표를 했다.

헤일리가 사퇴 불가를 선언했기 때문에 다음 달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경선에는 트럼프와 헤일리가 맞대결을 펼친다. 헤일리는 두 번이나 이 곳 주지사를 지냈지만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선출직 공화당원들은 거의 전부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

헤일리의 선거본부에서는 23일 기부자들과 지지자들, 언론에 메모를 보내서 아직 헤일리의 후보 사퇴를 논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어차피 트럼프의 영토나 마찬가지인 뉴햄프셔주에 대한 기대는 너무 하지 말도록 권하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가 최초로 보도한 이 메모의 내용에는 "정계와 언론계 일부는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주고 싶어 하며 경선이 이미 끝난 것 처럼 말한다. 그들은 아이오와주의 유권자 겨우11만명이 지지한 것으로 트럼프의 승리를 믿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햄프셔주의 등록된 유권자들의 약 40%는 공화당에 정식 등록되어 있지 않다. 공화당은 그 사람들도 공화당 예비 투표에서 투표하도록 하고 있다. 그 때문에 헤일리가 트럼프를 싫어하는 중도 우파 유권자들, 또는 심지어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에 반대하고 바이든에겐 실망한 사람들까지 포용할 경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헤일리는 거기에 희망을 걸고 특히 바이든의 고령 때문에 지지를 꺼리는 민주당 중도파까지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수용할 수 있는 선거운동 전략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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