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흔들리고 부상자 발생…중심 잡으려는 손흥민은 바쁘다 [아시안컵]

경기장 안팎서 리더십 발휘…코칭스태프와 가교 역할도

십자인대 파열로 소집해제된 김승규를 대신해 훈련 파트너로 대표팀에 합류한 골키퍼 김준홍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손흥민과 훈련하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도하(카타르)=뉴스1) 김도용 기자 =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대회 초반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일부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다소 어수선하다. 이럴수록 주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캡틴' 6년 차 손흥민(토트넘)의 존재가 든든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즈베즈다) 등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는 선수들의 빠짐 없이 대회에 참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자연스레 조별리그에서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차전까지 과정은 기대 이하다.

바레인과의 대회 첫 경기(3-1 승)에서는 전반 45분 동안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했고,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는 졸전 끝에 2-2로 비겼다. 한국은 1승1무(승점 4·골득실 2)로 요르단(승점 4·골득실 4)에 골득실에서 밀려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중요한 포지션에서 큰 부상자도 나왔다. 지난 18일에는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2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여러모로 어수선한데, 주장 손흥민이 경기장 안팎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90분 동안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뛰는 동시에 동료들도 독려, 집중력을 높일 수 있게 돕고 있다. 경기 전후에는 경험을 살려 동료들에게 조언하면서 팀이 한 방향으로 나가도록 힘을 쏟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도 바쁘다. 손흥민은 훈련장에서 일부러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메이커를 자처하고 있다. 손흥민이 먼저 다가선 덕에 김주성(서울), 설영우(울산) 등 메이저 대회가 처음인 선수들도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더불어 김태환(전북), 김영권(울산), 이기제(수원) 등 고참급 선수들에게도 손흥민이 먼저 다가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손흥민은 불의의 부상으로 이번 대회를 조기에 마친 김승규와도 끝까지 함께 했다. 김승규가 대표팀을 떠나는 날 손흥민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위로했고, 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기 전에는 휠체어를 손수 밀어주기도 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1.2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김승규를 보낸 다음 날 훈련 파트너로 대표팀에 합류한 김준홍(김천)을 먼저 챙긴 선수도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팀 훈련에서 2인 1조로 진행되는 스트레칭에서 김준홍과 짝을 이뤘다. 적극적으로 다가선 손흥민 덕에 약 3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김준홍은 어색함을 빠르게 떨칠 수 있었다.

나아가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단과 스태프의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쉬지 않는 손흥민의 리더십 덕분에 클린스만호는 빠르게 요르단전 졸전의 충격을 털어내고 밝은 분위기로 말레이시아전을 준비 중이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