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나토 가입 9부 능선 넘었다…'친러' 헝가리만 남아

김인엽 2024. 1. 2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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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한지 20개월만에 튀르키예 의회의 동의를 얻으며 9부 능선을 넘었다.

미국 의회가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튀르키예의 F-16 전투기 구매를 반대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을 조건으로 의회를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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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20개월만에 스웨덴 나토 가입 의결
핀란드는 가입 신청 1년만에 받아줬지만
'코란 화형' 사태에 양국 관계 급속도로 악화
반테러법 강화·EU 국가 지원으로 해빙 조짐
헝가리 "스웨덴 신뢰구축 조치 부족" 지적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왼쪽)가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스웨덴 정부 청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기자회견하고 있다. /AP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한지 20개월만에 튀르키예 의회의 동의를 얻으며 9부 능선을 넘었다. 가입 신청을 보류한 헝가리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의회는 4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찬성 287 대 반대 55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가결했다.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과 연립정당인 민족주의운동당,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이 찬성했고 좌파 소수정당인 인민민주당, 이슬람 정당 행복당 등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4명은 기권했다.

튀르키예는 2022년 5월 스웨덴이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하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양국이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는 이유에서다. 다음달 튀르키예는 스웨덴·핀란드·나토와의 4자회담에서 가입 반대를 거둬들이고 찬성으로 돌아섰다. PKK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쿠르드족 범죄자를 튀르키예에 인도한다는 요구사항을 스웨덴과 핀란드가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튀르키예 의회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의결해 핀란드는 31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은 상황이 달랐다. 지난해 1월 수도 스톡홀름 튀르키예 대사관 앞에서 극우세력이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는 시위를 벌이면서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했다.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결하는 동안 튀르키예 야당 인민평등민주당(DEM)의 페리한 코카(앞줄 왼쪽) 의원과 케즈반 코누쿠 의원이 "나토, 점령, 전쟁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FP

튀르키예가 스웨덴 나토 가입을 미국산 무기 구매와 연계하면서 협상은 더 꼬였다. 미국 의회가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튀르키예의 F-16 전투기 구매를 반대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스웨덴 나토 가입 승인을 조건으로 의회를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착상태는 지난해 6월 스웨덴이 강화된 대테러법을 시행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국내 테러조직을 지원하거나 가담하는 이에게 최대 7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이 법은 PKK를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양국 관계가 해빙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네덜란드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행된 대튀르키예 무기 판매 제재를 중단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며칠 내로 스웨덴 나토 가입을 승인하는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연례 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스웨덴이 최종적으로 나토 32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관문을 거쳐야 한다. 유럽연합(EU) 내 친러시아 국가로 꼽히는 헝가리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해 3월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했지만 스웨덴 비준안은 보류했다. AFP에 따르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비서실장인 게르게이 구야시 헝가리 국민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관계 개선을 위한 스웨덴의 '신뢰 구축 조치'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위해 헝가리에 적절한 대가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야시 의원은 "스웨덴 정부가 연락을 취해 헝가리 의회가 어떤 우려를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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