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상인 목소리는 외면?···"尹, 현장서 직접 피해 상인들과 대화"
대통령실 "현장 인근 1층서 상인들과 간담 위로·경청"
실제 尹 "특별재닌지역 선포 즉시 검토" 지시하기도
국힘 "정치에도 금도 있어···현장 찾는 것 당연한 책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만남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쇼다”, “상인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대통령실과 여당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인근 상가 1층에서 상인들을 만나 어려움을 듣고 “특별재난지역선포를 즉각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설 명절을 앞두고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들을 위로했다. 또 화재 진압을 위해 고생한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20분 정도 현장에 머물다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이날 시장 내 먹거리동 2층에 모여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던 상인들은 윤 대통령과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했다. 일부 상인들은 건물 밖으로 나와 ‘윤 대통령이 사진만 찍고 현장을 떠났다’며 울분을 토했다고 한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정치쇼라고 규정하고 피해 상인들을 배경으로 사진만 찍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한동훈 ‘브로맨스 화해쇼’가 급했다지만 잿더미가 된 시장과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을 배경으로 삼을 생각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강 대변인은 “국민의 아픔은 윤석열·한동훈 정치쇼를 위한 무대와 소품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울부짖음을 발로 찬 윤 대통령은 오늘의 대가를 혹독하게, 고통스럽게 치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평생 일군 가게가 잿더미로 남아 상인들은 엄동설한에 발만 동동 구르는데, 대통령과 여당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만나지도 않았다고 하니 참으로 비정한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현장에서 윤 대통령이 민원인들을 만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변인실 알림을 통해 “(윤 대통령은)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안내로 상가동 1층에서 피해 상인 대표들을 만나 화재로 인한 고충과 정부에 대한 요청사항을 들었다”며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즉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혹시 어려운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지원을 하는 등 피해 복구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취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인근 상가 1층 로비에서 상인 대표들을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며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또 윤 대통령과 동행한 이상민 장관에게 “행안부와 서천군이 적극 협력해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게도 “행안부와 별개로 상인들을 챙기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윤 대통령의 현장 사진에는 좁은 1층 건물 현장에서 수십 명의 상인들에 둘러싸여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현장에 사람이 많고 복잡하다 보니 1층 상인들과 대화를 나눈 이후 미처 2층에 계신 분들까지 다 뵙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치쇼’ 지적에 사과를 요구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모든 것을 정쟁화하는 민주당 특유의 DNA는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물론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까지 한달음에 서천으로 달려간 그 마음에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치쇼’ 운운하는 민주당 모습은 무도함을 넘어 비정하다. 게다가 난데없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한 위원장의 모습에도 조롱 섞인 억지 비난이 등장했다”면서 “야당 의원, 국무위원, 어린이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허리 숙여 정중히 인사한 것이 왜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정희용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정치에도 최소한의 예의와 금도가 필요하다.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사고로 크게 슬퍼하고 있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조속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 “민주당은 이러한 현장 행보를 하나의 ‘정치쇼‘로 폄훼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저급한 현실 인식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어떻게 하면 윤 대통령과 여당에 흠집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할 시간에 공당으로서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서천=김예솔 기자 losey27@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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