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믿음과 신뢰의 힘, 혼다 어코드 터보

2024. 1.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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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쾌적한 실내 구성 눈길
 -성능과 효율 갖춘 터보 엔진

 어코드는 긴 역사와 월등한 판매량으로 줄곧 혼다의 중심을 지킨 대표적인 세단이다. 약 50년간의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꾸준히 개선을 거듭했으며 글로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로 꼽히며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이처럼 브랜드 볼륨을 책임지는 어코드가 신형으로 돌아왔다. 디자인부터 사용 편의성은 물론 파워트레인도 현실적으로 다듬어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새 차의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첫 인상은 신선하다. 예전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정제된 디자인과 함께 한 층 날렵해진 인상에서 변화의 바름을 느끼게 한다. 헤드램프는 더 길고 낮아졌다. 반듯한 주간주행등과 함께 보닛 안쪽에 숨어있는 램프 속 구성까지 샤프함으로 가득하다. 다각형 그릴은 크기가 상당하다. 여러 무늬와 함께 커다란 로고가 시선을 끈다. 반대로 범퍼는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적당한 사이즈의 공기흡입구와 양 끝에 은색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것 외에는 큰 특징을 찾기 힘들다.

 옆은 이전 세대 대비 길이가 65㎜ 늘어났다. 또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로 파워풀한 이미지 연출했다. 와이드하고 수평적인 디자인으로 안정적인 스탠스를 완성했고 운전자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컬러 라인업도 눈 여겨 볼 포인트다. 뒤는 수평 일직선 테일 램프가 핵심이다. 풀 LED로 높은 시인성을 제공하며 간결한 디자인으로 심플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실내는 직관적이고 간단한 조작이 가능하도록 최고의 효용성을 추구하는 레이아웃으로 설계했다. 흐름을 막지 않는 필러 구조, 수평기조가 지속되는 느낌으로 둘러싸인 도어 모티브를 적용해 심미적 만족감과 우수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요소 확대가 마음에 든다. 10.2인치로 확장된 TFT 디지털 계기판은 각종 정보를 손 쉽게 보여준다. 

 또 와이드한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로 사용 편의성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제공하며 UI 구성도 예전과 비교하면 일취월장해졌다. 화면 분할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조작감도 뛰어나다. 

 특히, 자동차 설정 변경 시 각 기능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3D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사용한 점이 놀라웠다. 터치 조작으로 차의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데 보는 맛이 쏠쏠하다. 이 외에 바로 아래에는 다이얼 형식의 공조 버튼이 있다. 운전 중에도 방해 없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디테일 부분에서도 많이 신경 쓴 티가 난다. 컬러, 소재, 특수 봉제 등 세부 요소를 통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 것. 특히, 콘솔과 도어 패널 등에 유광 피아노 블랙 컬러를 적용하고 계기반과 콘솔 등을 특수 봉제로 마무리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장식과 기능을 적절히 조율한 송풍구 디자인도 한 몫 한다. 또 시트와 암레스트 등에 부드러운 가죽 소재를 최대한 활용해 탑승자의 편안함을 제공한다.

 커진 차체에 맞춰 2열 공간은 매우 여유로워졌다. 특히, 무릎 공간 확장이 돋보이며 큼직한 시트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착좌감은 좋은 편이고 전용 송풍구와 충전 포트 등 적당한 편의 품목도 갖췄다. 트렁크는 수동으로 열리며 크게 불만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를 보여준다.

 신형 어코드는 1.5 터보와 2.0 하이브리드로 나뉜다. 그 중에서 시승차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장착한 가솔린 버전으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m를 발휘한다. 여기에 고압 직분사 시스템과 다단 분사 제어를 사용하고 배기가스 정화 시스템에 신개발 저온 활성 촉매를 적용해 우수한 환경 성능은 물론 높은 효율을 실현했다.

 차는 차분하게 엔진을 깨우고 부드럽게 흐름을 유도한다. 저속에서는 거친 사운드나 진동, 떨림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갖고 있는 불쾌한 감각이 어디에도 없다. 정제되어 있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리며 기분 좋은 가속을 구현한다. 기대 이상의 능력으로 유쾌한 첫 인상을 심어준다.

 여기에는 합이 좋은 변속기의 역할이 컸다. 실제로 어코드 터보에는 구동 벨트 소음 저감 기술이 최초로 들어간 CVT 무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CVT 무단 변속기는 빠른 변속 제어를 통해 운전성 및 응답성이 높아진 것. 낮은 rpm에서도 최대출력과 최대토크에 도달할 수 있으며 실 주행 영역에서의 성능 또한 크게 개선했다.

 CVT를 오랜 시간 잘 다뤄본 혼다의 실력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급하게 스로틀을 열지 않으면 다단화된 변속기보다 훨씬 매끄럽고 좋은 주행 질감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스톱 앤 스타트 역시 신속하게 반응하며 만족을 키운다. 한 번 속도가 붙은 다음에는 무리 없이 가속을 전개한다. 답답하거나 굼뜨지 않고 일상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 차의 활용 범위 가 높은 도심 속 환경에서는 단점을 찾을 수 없다.

 반면, 중속에서 고속을 넘어가는 순간에서는 배기량의 한계가 다소 느껴진다. 한계가 쉽게 다가오고 엔진음이 실내에 제법 유입된다. 파워트레인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성격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주행에 도움을 주는 각종 요소들은 무난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정직하고 핸들링과 코너링 실력도 명확한 특징 보다는 평균값을 맞춘 세팅이다. 제동력도 차의 출력과 크기, 무게를 고려했을 때 알맞은 실력을 보여준다.

 안전 기능은 넉넉하다. 신형 어코드에는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외부상황 인지와 사고예방을 돕는 혼다의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시야각 90도까지 확장된 광각 카메라를 적용하고 레이더도 120도까지 인식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성능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혼잡한 교통 상황에서 카메라로 차선을 감지한 뒤 0㎞/h부터 작동하는 조향 보조 시스템인 트래픽 잼 어시스트 기능을 새롭게 추가해 운전자의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돕는다.

 각 주행 보조 기능들은 차분하면서도 능동적으로 움직였다. 차선을 벗어날 때 스티어링 휠 떨림도 차분해졌고 앞차와의 거리나 중앙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수준급을 보여줬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더욱 유용할 듯하며 탑승자는 차를 믿고 보다 편안하게 여정을 즐기면 된다. 안전에 대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대중화에 다가가기 위한 혼다의 자세가 돋보인다.

 어코드는 베스트셀링카 다운 믿음직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고른 만족을 안겨줬다.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평균값을 잘 맞추며 운전이 쉽고 편한 세단으로 기억을 남긴다. 그만큼 어코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금새 친해질 수 있으며 차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수록 가치는 더 크게 다가온다.

 한편, 신형 어코드의 가격은 1.5 터보 4,390만원, 2.0 하이브리드 5,3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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