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처럼 노는법 한곳에 모았죠"…MZ외국인이 찾는 이 여행앱
"'지금 한국'을 100% 즐겨야…사주 서비스도 출시"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요즘 MZ세대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 코스를 보면 의아할 수 있다. 대학가 미용실에서 단장한 후 포토 스튜디오에서 '인생샷'을 찍고, 디저트 카페에 가서 '인증샷'을 남긴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엔 호텔에서 야식으로 햄버거를 배달시켜 먹는다.
각종 미디어에서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통해 바라본 한국 사람들의 일상이 그들에겐 여행인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일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집에서 한국식 한국여행을 체험하는 '도한놀이'(渡韓ごっこ, 한국 여행 놀이)가 유행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MZ세대 외국인 관광객의 취향을 저격한 국내 여행 플랫폼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바로 '크리에이트립'이다. 이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상품들을 훑어 보면 '유명 미용실 본점' '대학가 증명 사진관' '서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등 기존 우리가 알고 있던 여행 상품과 달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외국인 친구들로부터 수차례 받은 '한국여행을 어떻게하면 좋겠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어느새 이 사업을 하게 됐는데, 지난해엔 거래액이 전년 대비 10배나 성장했어요."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23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배경에 대해 "직장을 그만 두고 창업하려던 때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에 빠진 외국인 친구들이 경복궁이나 남이섬 등의 여행을 고민하고 있을 때 한국여행의 '정보 격차'를 줄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 한국 좋아하는 인구 3억명, 미래 고객 만들 것 크리에이트립은 외국인 '취저'한 트렌드 상품들로 엔데믹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기준 활성 이용자 수는 150만명을 돌파했고 총거래액은 약 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813%) 성장했다.
이용자 국적은 75개국이며 거래액 중 외국인 비중은 100%이다. 그중 일본의 경우 전년 대비 이용자 수 68%, 거래액 859%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는 대만(32%)이었고 이어 일본(20%), 서양권 및 싱가포르(14%), 홍콩(8%), 태국(7%), 베트남(4%), 기타 국가(15%) 순으로 비중을 차지했다.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만 151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엔 임 대표의 적극적인 '정보 간극 좁히기' 전략이 있다. 임 대표는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곳들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없고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브랜드는 외국인에게도 어필하기 어렵다"며 "이런 현상은 외국인들의 방한 이유가 'K-트렌드'로 확산되면서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트렌드 인식 간극을 최대한 줄이고 '지금 한국'의 모습을 플랫폼 안에서 100% 이상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제휴처를 신속하게 늘리고 서울을 포함한 떠오르는 현지 지역 관광지들을 빠르게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민 대표는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적다고 하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 모으면 3억명 정도 된다"며 "이들이 좋아하는 상점을 발빠르게 확보하고 좋은 제휴처를 독점하면 미래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 외국인도 점 보고 싶어해…사주·운세 서비스 출시
임 대표의 말처럼 제휴처는 물론 서비스 카테고리도 활발히 확장 중이다. 이달엔 신년을 맞아 온라인 사주·운세 서비스를 출시했고 신점 투어를 선보인다. 다음 달엔 무신사에 입점 중인 유명 패션 브랜드나 약과 등의 특색있는 디저트 및 기념품을 주문 후 공항에서 픽업해주는 '공항 픽업 서비스'도 출시한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해 큰 인기를 끈 서울 시내 혼밥 패스는 지역을 홍대에 이어 명동, 성수까지 확장한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지방 도시 활성화를 위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달엔 프랑스어, 스페인어 서비스도 출범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다른 OTA에 한국의 트렌디한 상점이나 브랜드가 입점하면 결제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반면, 크리에이트립에 입점하면 결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난다"며 "이에 매력적인 지방의 콘텐츠와 브랜드를 소개하고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충분히 시장이 커지면서 지방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OTA들과는 달리 글로벌 콘텐츠 유통 채널까지 직접 운영·선점하고 있다"며 "즉, 실제 모객으로 이어지는 지방 관광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임혜민 대표는 새로운 방한 관광 트렌드가 등장하는 만큼, 수용 태세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그중 '관광통역안내원'의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는 "뷰티 서비스 예약량 1위임에도 불구하고 정밀한 통역이 필요한 부분이 많아 아직은 자동화된 번역을 활용하기 어렵다"며 "퍼스널컬러 컨설팅 등의 서비스의 관광 수요가 많아도 예약량이 급진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광통역악내원 자격 요건의 개정이 우선 필요해 보인다"며 "원칙적으로 외국인이 취득할 수 없고 국내에서 공부 중인 소수 언어권의 유학생들이 가이드 활동을 하는 것 또한 불법이라, 외국인의 소비 수요를 국내에 효과적으로 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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