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화재대비 없이 수거…주의처분 했지만 담당자는 '퇴사'

환경공단, 거점 수거센터에 폐배터리 용기 지연 설치
폐배터리 용기 매뉴얼도 없어…"긴급용역 후속조치 중"

야외에 방치돼 있던 폐배터리 보관용기 ⓒ 뉴스1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사용한 뒤 수거·재활용해야 하는 폐배터리의 보관 용기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고 일정기간 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내용이 감사를 통해 확인됐으나 업무를 처리하지 않은 1인은 그사이 퇴직한 탓에 감사 조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산하기관인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본부 환경성보장처는 지난달 감사실로부터 거점수거센터 운영 '폐배터리 안전 운반·보관용기 구매·사용'과 관련해 주의 조치를 받았다

환경성보장처는 지난해 말 지사 격인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 본부에 폐배터리 안전 보관·운반 용기를 납품·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각 권역 본부로 배치된 폐배터리 용기는 권역별 거점 수거센터로 발송돼 설치·운용될 예정이었다.

폐배터리 안전 보관·운반 용기는 지역별로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부서는 그중 한 곳의 폐배터리 용기 설치를 기한 내에 완료하지 못했다. 계약서상 납품 장소를 명시하지 않아 폐배터리 보관용기는 야외에 상당기간 방치돼 있었다. 다행히 이 기간 해당 권역 거점 수거센터에서는 폐배터리와 관련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환경공단은 환경성보장처에 '주의' 조치를 주고, 이 업무를 담당한 직원 2명에게도 상벌 처분을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중 직원 1명은 감사기간 전후로 의원면직 퇴사해 처분을 피했다.

한편 이 감사에는 화재 발생 시에 대비한 폐배터리 보관 용기의 운용 매뉴얼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공단은 감사처분 뒤 긴급 용역을 통해 폐배터리 용기를 설치한 상태다. 폐배터리 보관 용기 운용 매뉴얼도 감사 뒤에 부랴부랴 제작됐다. 환경공단은 이같은 후속조치 내용을 조만간 감사실에 공유할 방침이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