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에 쏠렸던 관심 찾아왔다…검색량 폭발 [신현보의 딥데이터]
이재명·이준석 제치고 1주일 간 검색량 1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당정 갈등이 미미했던 한 위원장에 대한 관심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것으로 확인된다. 한 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주요 정치권 인사 중 포털 검색량이 최근 1주일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각종 해석이 난무하는 가운데, 결과적으로 이번 윤석열 대통령과의 충돌 양상이 한 위원장한테 힘을 실어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제3지대 등으로 쏠린 시선을 다시 가져오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 사령탑 되고도 관심 미미했는데…韓 관심 급증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16일~23일)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이재명 대표·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주요 정치권 인사 중 검색량 1위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는 가장 검색량이 많을 때를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대중들의 관심 정도를 나타낸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말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여당 사령탑에 오른 이후 이렇다 할 시선을 끌지 못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검색량이 크게 늘었던 경우가 안 보인다. 특별한 논란이나 파격성이 부재했던 까닭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피습이 연초 발생하면서 모든 이슈를 흡입하고, 이준석 대표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의 '제3지대'로 정치권 관심이 쏠린 탓도 있었다. 실제 지난 한 달간 검색량 지표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이재명 대표였다. 최근에 그는 당 회의에서 '우리 북한'이라는 표현을 써서 또 관심이 급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1일부터는 내내 한 위원장이 검색량 1위를 기록 중이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논란' 등과 관련한 입장 차이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한 위원장이 거부하면서다. 함께 논란에 중심에 선 윤 대통령에 대한 검색량 추이는 이전과 비슷해 이재명 대표보다도 최근 1주일 간 검색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장의 관심도 급상승에 이재명 대표나 이준석 대표 등에 대한 검색량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당정 충돌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 현장에서 만나면서 조기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상경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갈등이 봉합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총선…"韓 밀어줘야"
한 위원장이 현재 여권으로서는 총선 전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 한국갤럽 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22년 7월 1주차부터 내내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고 있다. 최근까지 약 19개월간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선 적이 없다.
그전까지는 외교나 인사 등이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에는 경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대통령 긍·부정 평가 시 그 이유를 응답자들에게도 묻는데, 지난해 추석 명절 연휴 이후 10월부터는 내내 12개 여론조사 연속으로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경제/민생/물가'가 지목되고 있다. 그렇게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0%대 초중반에서, 부정 평가는 50%대 후반~60%대 초반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총선 전망은
크게 오를 줄도, 내릴 줄도 모르는 윤 대통령의 긍부정 평가와 달리, 한 위원장의 상승 기류는 심상치 않다. 지지율이 낮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아바타'라는 딱지가 있었으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턱 끝까지 추격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한동훈 체제'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월 2주차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직전 조사인 한 달 전 대비 6%포인트 올라 22%를 기록하면서 23%인 이 대표와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간 해당 지표에서 2022년 6월 이후 내내 독주하던 이 대표를 이렇게까지 따라잡은 것은 한 위원장이 유일하다.
특히 한 위원장은 최근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이번 총선을 좌우할 것으로 거론되는 수도권과 정치 풍향계인 충청권에서 이 대표와 접전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모은다.
이번 총선은 윤 대통령 임기 3년 차에 치르는 선거라 유독 여당에 불리하다는 평가다. 대선이 미래 전망형 투표 성향이 강하고 총선은 '회고형' 투표 성향이 강한데, 정권 중반부로 치닫는 3년 차는 정권 심판론이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과거 김대중 정부 때도 3년 차에 실시된 16대 총선 때는 여당이 재창당을 통해 선거를 치렀으나 야당에게 패배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말 실시된 19대 대선에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내세우면서 승리해, 회고 성향의 선거를 미래 전망형으로 변모시킨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때와 그나마 유사한 비대위 체제가 이번 한 위원장 체제라고 평가해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한테는 상처가 갈 수 있지만 한 위원장이 계속 나가면 오는 총선이 승산이 있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윤 대통령에 대한 정권 심판론이 수그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준석·나경원·김기현 등에 이어 한 위원장까지 내친다면 받아들일 국민이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라도 한 위원장을 밀어주는 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2차전·3차전 있을 것"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일종의 '한동훈 밀어주기' 이벤트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관옥 정치연구소 민의 소장은 "정치도 수학의 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계산이 잘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최근 여권은 화제를 끌고 갈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대중들의 시선을 잡았다"며 "용산과의 갈등 관계를 촉발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끌고 당은 독립적인 존재로서 국정에 참여한다는 맥락을 부각시킨 것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를 '약속 대련'으로 규정한 이준석 대표는 SBS 유튜브를 통해 "1차전은 한 위원장의 우세승으로 끝날 것이고, 2차·3차전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2차전인 공천에서 끌려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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