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길을 닦아 주자

류인걸 작가 2024. 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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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에서 시작한 겨울은 소한, 대한을 거치며 기승을 부리다가 입춘으로 끝을 맺는다.

길을 닦아 주어야 하는 것은 자연이든 사람 사는 세상이든 똑같다.

이 세상에 먼저 와서 살고 있으면 뒤에 올 새로운 세대를 위하여 길을 터주고 잘 닦아주어야 함이 마땅한 일이다.

끊임없이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겨울이 새봄을 위해 길을 닦아 주듯, 우리도 새로운 세대를 맞이할 길을 터 주고 닦아주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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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인걸 작가

입동에서 시작한 겨울은 소한, 대한을 거치며 기승을 부리다가 입춘으로 끝을 맺는다. 겨울은 어둡고 침침하고 추운 계절이지만, 싹을 틔우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새봄을 준비하는 소중한 계절이다. 겨울은 매년 자연이 선사하는 휴지기이기도 하다. 늦가을 떨어진 낙엽들이 눈비를 만나 땅을 기름지게 하여 봄이 찬란하게 오도록 기름지게 길을 닦아주고 있다.

길을 닦아 주어야 하는 것은 자연이든 사람 사는 세상이든 똑같다. 이 세상에 먼저 와서 살고 있으면 뒤에 올 새로운 세대를 위하여 길을 터주고 잘 닦아주어야 함이 마땅한 일이다. 이는 세상이 소멸되지 않고 더욱 융성해지기 위한 과정이고 살아가는 이치이다.

우리나라의 작년 출산율은 0.78명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다. OECD 국가 가운데서도 꼴찌라고 한다. 우리는 인구 감소시대와 더불어 저성장 결핍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동안 산업화 시대를 거쳐오며 오늘보다 내일이 나았던 고성장 마인드가 삶에 배어있어 앞으로 더욱 힘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젊은이들이 주역으로 신명 나게 일하고 활동하는 그런 사회가 되도록 길을 닦는 일에 힘을 모을 때이다.

요즈음 예술 행사장에 가보면 마치 어르신대학 축제 같은 느낌을 받는다. 청년 예술인들이 귀하다. 청춘을 예찬하며 동분서주해야 할 청년들이 없다. 박수를 보내주고 뒤에서 밀어주어야 할 중견·원로 예술인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사회현상 탓도 할 수 있겠지만 그간에 후진 양성에 소홀함은 없었는지 다 함께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에게 길을 터 주고, 그들이 가야할 길을 잘 닦아주어야 할 책무가 있다. 끊임없이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겨울이 새봄을 위해 길을 닦아 주듯, 우리도 새로운 세대를 맞이할 길을 터 주고 닦아주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자. 그것이 작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사명이고 과업이다. 류인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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