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 큰불 나는데…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 20%대 불과

화재공제 가입건수 5만여건 그쳐…중기부 "올해 30% 넘기기 목표"
10년 간 전통시장 화재 526건…화재공제 관련 예산 9.9억원 '동결'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정부가 운영하는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겨울이면 전통시장 등에서 빈번하게 화재가 발생하는데도, 홍보 부족과 보험료 부담으로 안전망을 갖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24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은 29.1%(5만2916건)에 불과하다.

화재공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민간 화재보험 가입이 부담스러운 전통시장 상인들의 생업 안전망 구축을 위해 2017년 도입한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상인이 납부한 공제료로 공제기금을 조성하고 사업운영비는 정부에서 부담해 화재사고가 일어나면 피해금액을 보상해 준다.

전통시장 특성을 반영해 민간 손해보험보다 저렴한 보험료에 가입금액 한도 내 손해액을 전액 실손 보장한다. 보험 대상은 △점포 △시설 및 집기 △재고자산 △타인의 신체 및 재물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 상인들에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좋은 취지와 별개로 가입자수 증가율은 매년 4~5%대에 그친다. 연도별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은 2020년 14.7% 2021년 18.9%, 2022년 23.2%, 2023년 29.1%다.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인식 부족과 △화재공제료 부담 등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하는데 소매상분들의 경우 (등록증이) 없는 분들도 많고 민간보험에 가입해 있는 분들도 많다"며 "일시납으로 평균 11만원 정도 납부하셔야 하는데 이 금액을 부담을 느끼시는 상인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저조한 가입률과 대조적으로 전통시장 화재 피해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발생한 전통시장 화재는 526건이다. 관련 인명피해는 40명(사망1, 부상39), 재산피해는 1359억원이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59건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 피해액은9억5823만원, 동산(상품이나 집기류 등) 피해액은 7억376만원 재산 피해액은 16억6200만원이다.

연도별 전통시장 화재 건수는 2022년 62건, 2021년 57건, 2020년 65건이다. 관련 재산피해는 2022년 7억1349만원, 2021년 9억9467만원, 2020년 28억4998만원이다.

중기부가 올해 적극 홍보해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관련 예산이 지난해 수준으로 책정돼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올해 중기부 전통시장 화재공제 예산은 9억9000만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예산은 화재공제시스템 운영, 홍보 및 인건비 등 운영비에 사용된다. 전국적인 화재공제 가입 홍보를 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중기부 관계자는 저조한 가입률과 관련해 "(필요성에 대해) 인식이 안 된(낮은) 부분이 있다"며 "올해 전통시장 화재공제 가입률을 30% 이상으로 높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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