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韓처럼' 벤투, UAE 이끌고 도하의 기적 재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아랍에미리트(UAE)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했다.

UAE는 24일 오전 0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UAE)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UAE는 승점 4(1승 1무 1패·골득실 +1)를 유지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홍콩을 3 대 0으로 완파한 팔레스타인(승점 4·골득실 0)에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를 지켰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16강 진출권을 획득한 것.

UAE는 전반 26분 메흐디 타레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19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내 동점골 기회를 맞았으나, 야흐야 알가사니가 이를 놓쳤다. 곧바로 타레미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2점 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0 대 2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터진 알가사니의 만회골이 결정적이었다. 앞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알가사니는 문전 앞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이란의 골망을 갈랐다.

이란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1점 차 승리를 지켰으나, UAE는 알가사니의 만회골 덕에 골득실 +1을 만들었다. 결국 골득실 0의 팔레스타인을 제치고 극적으로 조 2위에 올라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UAE를 2 대 1로 물리친 이란은 조별리그 C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지난 18일 팔레스타인전(1-1 무)에서 퇴장을 당해 이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대신 세르지오 코스타 코치가 팀을 지휘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벌어진 상황과 유사했다.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벤투 감독은 가나와 2차전(2-3 패)에서 퇴장을 당해 포르투갈과 3차전(2-1 승)을 지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포르투갈을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이번에는 UAE가 아시안컵에서 2년 전 한국의 기적을 재현했다.

2년 전처럼 경기장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이었고, 코스타 코치가 대신 팀을 지휘했다. 벤투 감독은 팀은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두 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도하(카타르)=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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