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촌 노인들, 손주 세뱃돈 주다 거리 나앉을 판… 정부까지 지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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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오는 2월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를 앞두고 세뱃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가 갈수록 오르는 세뱃돈 시세 탓에 농촌 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과도한 세뱃돈에 대한 지적은 매년 초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특히 세뱃돈으로 인한 농촌 노인의 빈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광저우 일보는 전했다.
이에 노인들의 세뱃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까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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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수십명 모이면 수개월치 생활비 지출해야
경기 부진 속 세뱃돈 과열, 노인 소득 불균형 초래
안후이성 정부, 세뱃돈 개념·적정 수준 지도 착수
중국이 오는 2월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 설)를 앞두고 세뱃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가 갈수록 오르는 세뱃돈 시세 탓에 농촌 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특히 올해와 같은 경제 부진 상황에서 과도한 세뱃돈은 노인 빈곤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지방 정부까지 나서 세뱃돈 개념과 적정 수준에 대한 지도에 나섰다.
24일 관영 중국중앙TV(CCTV)와 신화통신, 지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세뱃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10~20위안(약 1900~3700원)이 보통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최소 200위안(약 4만원)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베이징, 상하이, 저장성 등 주요 도시의 세뱃돈 평균치는 이미 수천위안 선으로 올랐고,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서는 세뱃돈으로 1만2000위안(약 220만원)을 받은 사례까지 등장했다. 세뱃돈을 받은 후 액수를 비교하는 문화가 아이들 사이에서 확산하면서 최소 금액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것이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세뱃돈 시세가 오를수록 이를 줘야 하는 노인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춘제 때마다 집안 최고 연장자의 집에 일가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시에 거주하는 량리씨는 “저희 아버지는 올해 70세가 넘었는데, 춘제 때 우리 형제자매들은 물론 친척들까지 자녀들을 데리고 찾아뵐 것”이라며 “스무 명에 달하는 아이들에게 적어도 100위안씩만 세뱃돈을 줘도 아버지는 2000위안(약 37만원)을 써야 한다. 월급이 없다면 엄청난 압박”이라고 CCTV에 말했다.
과도한 세뱃돈에 대한 지적은 매년 초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특히 세뱃돈으로 인한 농촌 노인의 빈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광저우 일보는 전했다. 이는 중국의 경제 부진과 연관돼 있다. 올해 중국은 지난해보다 낮은 4%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소비 심리 위축이다. 모두가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안 그래도 수입이 많지 않은 농촌 노인들이 세뱃돈에 큰 돈을 쓰는 것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농촌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의 중윗값은 1만8748위안(약 350만원)이었다. 도시 주민(4만7122위안)의 4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위안의 세뱃돈은 농촌 노인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허후이리 중국농업대 교수는 “세뱃돈의 기형적 비교 현상이 노인의 소득 불균형을 초래하고, 큰 경제적 압박과 고민을 짊어지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광저우일보는 “대부분의 농촌 노인은 임금 소득이 없고, 재정 자원이 있어도 부유하지 않다”며 “몇백위안이 아이들에겐 부족할 수 있겠지만, 노인들에겐 한 달 치 생활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인들의 세뱃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까지 나섰다. 안후이성 푸양시 문명반은 농촌 주민들에게 세뱃돈에 대한 올바른 관념을 확립하도록 지도하고, 관련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농촌 사람들이 근면과 절약이라는 가족 전통을 세우도록 격려하는 한편, 마을 규칙·규정에도 세뱃돈의 합리적 분배를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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