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재 개발자들이 만든 ‘전자차트계의 테슬라’...“의사와 환자 더 가까워질 것”
“올해 클라우드 전자차트 ‘오름차트’ 성장 가속”
“환자용 개인건강기록 곧 선보일 것”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세나클소프트가 개발한 전자의무기록(EMR) ‘오름차트’는 최근 병원 ‘전자차트계의 테슬라’로 통한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자차트인 EMR은 진료 기록과 의사의 판단을 담고 있는 전자 기록체계다.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한 오름차트는 ‘천재 IT개발자가 만든 헬스케어 솔루션’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EMR은 사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이 매일 쓰는 도구다. 하지만 IT전문가들의 눈에는 의료 현장은 IT기술 발전이 가져온 혜택을 가장 보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 영역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 출신들인 위의석 대표와 박찬희 대표가 2018년 11월 설립한 세나클소프트는 ‘클라우드 기술로 세상을 바꿔보자’며 의기투합해 세운 회사다. 카카오벤처스와 뮤렉스파트너스, 두나무앤파트너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이 회사에 투자했다.
두 사람은 국내 주요 IT회사를 거친 베테랑 전문가다. 위 대표는 석사를 마친 뒤 네이버와 SK텔레콤을 거쳐 갤럭시아에스엠 대표를 역임한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대학원을 졸업한 뒤 역시 엔씨소프트와 네이버를 거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SK텔레콤에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22일 조선비즈와 만난 위 대표는 “바깥 세상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같은 각종 ICT(정보통신기술)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병원을 비롯한 헬스케어 시장은 20년 전 기술에 묶여있다”며 “IT기술로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겪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나클소프트는 전자의료차트인 EMR에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했다. 2021년 출시한 1차 병원용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는 기존의 서버 설치형 EMR과 달리 클라우드 기반이라 별도의 서버가 필요 없다. 시공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악성 소프트웨어인 랜섬웨어에 노출될 위험도 없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직관적이고 편리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의사 출신 헬스케어 투자가인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오름차트는 사용성에 집중해 만든 서비스”라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EMR과 사용자 경험 자체가 다르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오름차트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세나클소프트는 올해 오름차트를 기존에는 없던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장시키는 것이다. 지난해 네이버 예약과 카카오톡 채널, 병원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환자가 직접 진료 예약을 하는 ‘모바일 진료 예약’ 서비스를 연결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오름차트의 기능을 확장하고 대상 진료 과목도 확대할 예정이다. 오름차트를 이용하는 의료기관을 전년 대비 3배 성장시키는 것도 목표다.
EMR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자용 개인건강기록(PHR) 앱(응용 프로그램)도 조만간 출시한다. 병원은 진료에 필요한 환자의 생활 건강 정보를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약과 사전 문진, 접수, 대기 순서, 수납 기능이 있어 병원은 업무효율을 높이고 환자는 진료 외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 환자와 의사 소통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위 대표는 “올해 EMR의 시장 확대와 함께 PHR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문 의료인과 환자, 사용자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를 연결하면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환자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위 대표, 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세나클소프트 사명 의미가 궁금하다.
(위의석 대표)“회사명 세나클은 ‘세상과 나와 클라우드’에서 앞글자를 따온 말이다. 우리는 클라우드 전문가니까, 클라우드로 하나하나 다 해결해 나가자는 포부를 담아 지었다.”
-2024년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위 대표)“클라우드 EMR ‘오름차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반응을 바탕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3배 더 빠른 속도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 현재까지는 오름차트를 이용하는 주요 진료과목이 내과, 이비인후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위주였다. 올해는 정형외과 같은 미개척 영역으로 진출해 오름차트를 이용하는 진료과목을 더욱 늘릴 것이다. 데이터 호환성을 더 키우고 자동차 보험 청구 같은 진료과목 특성에 맞는 필요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박찬희 대표)“PHR과 EMR 오름차트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이 쓰는 PHR 앱이 오름차트, 즉 의사가 쓰는 EMR 차트와 연결돼 병원과 의료진의 행정·진료 업무가 앱과 연동돼 하나로 움직이는 게 우리 서비스의 장점이다.”
(위 대표)‘연결’이 가져다주는 병원에서의 행정 편의성과 효율성, 환자의 편리성을 이야기하는 해가 될 거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이 있나.
(박 대표)“올해 선보일 여러 기능 중 하나는 앱을 통해 알림을 보내는 ‘푸시(Push) 기능’이다. 가령, 환자의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의사가 이 결과에 대한 명확한 링크를 갖고 환자에게 앱으로 알리고 메시지를 쓸 수 있는 기능이 EMR에 들어간다.”
-기존 EMR도 검진 결과가 나왔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무엇이 다른가.
(박 대표)“단순히 보면 현재 병원들이 CRM(고객관리프로그램) 문자 메시지를 발송을 하는데, 앱으로 채널만 바뀐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의사와 환자 간 양방향 직접 소통은 현행 의료법상 문제가 된다.
우리 앱 ‘푸시’ 기능은 이런 법적 현실을 감안하면서 환자와 의사 간 ‘연결’, ‘상호작용’의 긍정적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기능이다. 의사가 앱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통해 환자들은 의사를 나의 주치의처럼 느끼고,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해준다고 느끼게 된다. 병원 입장에서 환자 관리를 더 잘할 수 있고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가치의 점수는 크다고 본다.”
-세나클소프트의 플랫폼과 앱이 향후 환자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 궁금하다.
(박 대표)“의사와 환자도 연결해야 하지만, 환자의 전체 시나리오를 다 연결하는 게 저희의 목표다. 문진과 접수 등 병원을 가기 전, 진료 전에 해야 하는 일, 병원을 갔을 때 해야 하는 일, 병원 진료 후 하는 모든 일을 연결하는 거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진료, 검사, 수납, 실손보험 청구, 약 처방과 복용 등 일련의 과정에서 환자가 알아야 하는 진행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 안내하고 전한다. 환자는 보다 병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KT와도 디지털헬스 인프라 확대 MOU를 맺었는데.
(위 대표)“지난해 KT와 만성질환 원격케어와 헬스사업 인프라를 확대해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아직은 두 회사 협력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 세나클소프트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오름차트 사용 의원을 확대하고, KT의 만성질환 스마트 케어 시스템과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참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연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KT는 만성질환 케어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 개발과 관련 사업을 협력할 예정이다. 또 KT가 보유한 역량 기반의 기술과 사업 확대를 위한 영업을 협력할 계획이다. KT가 보유한 기술, 영업 역량을 더해 헬스케어 사업에 영향력 있는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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