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계약 터지는데 “연봉 조정 할 것 그랬다” 아우성… 연봉협상 곳곳 진통, 시대가 달라졌나

김태우 기자 2024. 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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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 10개 구단들 중 상당수는 아직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LG는 두 번째로 빠르게 2024년도 재계약 대상자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KBO리그 구단들은 새해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연봉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었다. 이는 선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해가 들어서는 시점까지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선수들은 꽤 비중 있게 다뤄질 정도였다.

지금에 비하면 시간적 여유가 조금 부족했기에 그랬다. 당시는 1월 15일경 구단들이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당연히 지금보다는 연봉 협상 속도가 빨라야 했다. 게다가 선수들은 불리한 상황에 있기도 했다. 구단들은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스프링캠프에 갈 수 없다”는 고자세를 유지하곤 했다. 선수들이 받는 압박이 컸고, 실제 몇몇 선수들은 연봉 협상을 끝낸 뒤 뒤늦게 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크게 세 가지다. 비활동기간 준수로 캠프 시작이 2월 1일이다. 그 전에 미리 해외에 나가 적응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열흘에서 보름의 시간이 더 있다. 구단들도 연봉 협상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예전처럼 캠프 참가 불허를 외치는 경우가 많이 사라졌다. 어차피 재계약 대상자인 만큼 훈련은 훈련대로 하고, 협상은 협상대로 하는 것이다. 여기에 에이전트들이 많이 생겼다. 계약은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이런 사정을 다 감안해도 2024년도 연봉 협상은 조금 이상하다. 이제 캠프 출발까지 일주일이 남은 상황임에도 아직 많은 팀들이 협상을 완료하지 못해서다. 23일 현재 재계약 대상자와 연봉 협상이 다 끝났다고 발표한 팀은 SSG, LG, 키움까지 세 개 구단이 전부다. 2023년이 끝나기 전 연봉 협상을 마친 팀은 SSG가 유일했다. 당시 타 구단 관계자들은 “SSG가 협상을 너무 일찍 끝냈다”고 놀라워했다.

물론 대다수 팀들은 95% 이상의 선수들이 이미 협상을 다 마치고 도장을 찍은 상태다. 다만 구단별로 최종적으로 진통을 겪는 선수들이 있어 협상이 완료되지 못했고, 일괄 발표를 추구하다보니 팬들의 궁금증만 더 커지고 있다.

협상이라는 게 항상 이견이 있고 그 이견을 조율해가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유독 샐러리캡이 골칫덩어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거의 대다수 구단들은 샐러리캡 여유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LG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어떻게 해서든 샐러리캡 기준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줄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어쨌든 그 파이는 나눠야 한다. 그러니 인상 대상자, 삭감 대상자별로 줄다리기를 벌일 수밖에 없다.

선수 측은 입이 나온다. 아직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한 선수의 에이전트는 “구단에서는 샐러리캡을 이야기한다. 그 이상 주지 못한다고 버티고 있다. 예전 비교 대상을 많이 참고로 하는데 구단은 무조건 샐러리캡 이야기뿐이다. 삭감 대상자는 더할 것”이라면서 “그래도 협상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차라리 연봉 조정 신청을 하는 게 낫지 않았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올해 KBO리그에는 연봉 조정 신청을 한 선수가 없었다.

▲ 샐러리캡 시대에서 선수들의 연봉 협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샐러리캡 관련 이슈는 현재 KBO에서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다 ⓒ곽혜미 기자

구단은 샐러리캡 기준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일부 협상 테이블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모든 선수들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준을 더 철저한 객관적 데이터로 돌린다고 설명한다. 인상 대상자들이 많은 팀들의 경우는 누구 하나가 더 많은 돈을 받으면, 어떤 선수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게 샐러리캡 시대의 현실이다. 현재 계약을 마친 세 개 팀 중에서도 ‘연봉 조정’ 직전까지 갈 만한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코 쉽게 계약을 마친 것은 아닌 셈이다.

kt가 고영표와 5년 총액 100억 원 수준의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샐러리캡 시대에는 부익부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파이의 크기는 정해져 있는데, 특급 스타들의 연봉은 샐러리캡 상황과 무관하게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 40위 바깥의 선수들은 큰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1군과 1.5군급 나머지 선수들의 파이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선수들과 에이전트들 또한 향후 샐러리캡 유지 혹은 변경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샐러리캡이 유지되면 내년 연봉 협상은 더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구단과 선수 측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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