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올린적 없는데, 공사비 높다?…난처한 건설업계

박순원 2024. 1. 24.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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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조합-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발발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경우 세대당 분담금이 얼마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를 조합이 미리 계산하지 못하다 보니 나타나는 결과"라며 "조합의 수익성은 입찰 참여 시공사가 아니라 조합이 직접 계산해야 하는데, 비전문가인 조합이 이런 부분을 미리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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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감도. 조합은 지난해 11월 "건설사가 제시한 공사비가 높다"며 시공사를 해임했는데, 건설사는 입찰 이후 공사비 인상을 시도한 적이 없다. <서울시 제공>

전국 주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조합-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발발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시도한 적 없는 현장에서도 이 같은 갈등이 발발해 사업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조합은 지난해 11월 말 소유주 전체 회의를 열고 GS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정비사업위원회 위원을 전원 해임하기로 했다. 조합원 분담금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상계주공5단지 조합 집행부가 같은 해 10월 재건축 예상 공사비 등을 근거로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이 단지 소유주가 전용면적 84㎡ 재건축 아파트를 배정받으려면 세대 당 분담금이 5억원에 달할 것이란 계산이 나왔다. 이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4억원대 인 점을 감안하면 분담금 규모가 현재 집값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GS건설은 지난해 1월 상계주공5단지 입찰 당시 3.3㎡당 650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한 뒤 공사비를 한 차례도 올린 적이 없다. 특히 GS건설이 상계주공5단지에 제시한 공사비는 인근 노원구 '월계동신재건축' 조합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합의한 공사비(약 657만원)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상계주공5단지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 이유가 시공사 공사비 조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역대 최대규모 정비사업인 '신가 재개발'에서도 최근 조합이 시공단(DL이앤씨 주관·롯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한양)에 공사비 재협상을 요구해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조합은 시공단과 지난해 11월 합의한 공사비(3.3㎡당 706만원)로 재개발을 진행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높아진다는 이유를 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이 광주 지역 최초로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는 단지인데 다 공사비 조건 역시 높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시공사가 제시한 공사비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경우 세대당 분담금이 얼마일 것으로 예상되는 지를 조합이 미리 계산하지 못하다 보니 나타나는 결과"라며 "조합의 수익성은 입찰 참여 시공사가 아니라 조합이 직접 계산해야 하는데, 비전문가인 조합이 이런 부분을 미리 계산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 이유는 시공사 입찰 조건이 아닌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분담금 산정 배경 검토 없이 시공사 선정·교체를 진행할 경우 재건축 사업 속도만 늦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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