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은행-보험 온라인 플랫폼…"수수료가 관건"

송주오 2024. 1. 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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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경쟁력 갖춘 상품 속출하는 주담대 플랫폼
기존 상품보다 비싼 상품 내걸은 보험 플랫폼
"보험 수수료율 3%…은행 비하면 상당히 높아"
대면판매 비중 높은 점도 부담…"설계사 눈치 봐야"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같은 온라인 금융 플랫폼이 열렸지만 시장의 반응이 확연히 다르다. 은행업계와 보험업계의 얘기다. 은행업계는 지난해 신용대출에 이어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주담대)까지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기존 상품보다 금리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대거 선보이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반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랫폼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율 차이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 개시 첫날 ‘한도소진’ vs ‘가격논란’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에 아파트 주담대를 포함한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총 9271건의 대출 이동을 신청받았다. 전체 신청액은 1조5957억원을 기록했다. 1인당 평균 신청액은 1억7222만원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담대 갈아타기 흥행의 배경으로는 ‘금리 경쟁력’이 꼽힌다. 은행들은 가계대출판 ‘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대환 최저금리는 연 3.67~3.75%를 형성했다. 이는 지난해 흥행한 특례보금자리론 연 4.5~4.8%(일반형)보다 상단 기준 1%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서비스 개시 첫날 접수량이 급증해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해 신청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지난 19일 출시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개시와 동시에 논란에 휩싸였다.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기존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오히려 높다는 것이다. 손해보험협회 보험료 공시에 따르면 플랫폼 가입(PM) 가격이 온라인가입(CM) 대비 약 3만8000원 높았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DB·KB손해보험 등 이른바 ‘빅4’ 업체가 85%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31세 남성(중형차·30세 특약·1인 운전·전담보가입 조건) 개인자동차보험으로 비교하면 CM 보험가격은 118만6940원, PM 보험가격은 122만6580원으로 3만9640원의 차이를 보였다.

수수료율 3%+설계사 눈치까지…“경쟁력 갖추기 어려워”

은행업계와 달리 보험업계에서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형국이다. 이런 차이는 환경적인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빅4는 7곳의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 내는 모집 수수료율은 모두 3%로 책정했다. 다른 6개 손보사들의 수수료율 3.3~3.5%보다는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지배력이 높은 빅4는 이를 상품에 반영해 기존 판매채널에 비해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흥행보다 논란에 휩싸인 배경이다.

역마진 우려가 나온 은행 플랫폼 상품 경쟁과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두 플랫폼의 차이는 수수료율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율이 3%라면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출시하기 어려운 구조다”라며 “은행 플랫폼은 그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수수료율 부담에 따라 두 플랫폼의 상품 경쟁력이 갈렸다는 의미다.

보험업계의 사업구조도 플랫폼 경쟁력을 높일 수 없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자체 CM을 강화하고 여전히 판매채널로 영향력이 높은 설계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의 대면판매는 약 50%를 기록했다. CM 비중은 33%로 집계됐다. 플랫폼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면 설계사 등의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 플랫폼도 초기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플랫폼 업체의 대승적 결단으로 수수료율을 높게 책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보험업계는 그런 분위기도 아닌 상황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들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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