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가축분뇨와 순환경제

관리자 2024. 1. 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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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의학에선 피와 기(氣)가 잘 돌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순환경제는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모델을 말한다.

가축분뇨는 그동안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 간주했으나,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위해서는 재활용하거나 순환시켜야 한다.

폐기물이 자원으로 순환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순환경제의 일환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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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의학에선 피와 기(氣)가 잘 돌지 않으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경제학에서는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살고, 동양철학에서는 인간과 동물을 포함한 삼라만상은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돌듯이 윤회한다고 믿는다.

기존 선형경제(線型經濟) 틀에서는 기본적으로 ‘자원 채취 - 대량 생산·소비 - 폐기’ 과정을 반복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은 점차 고갈되고, 폐기물은 쌓여가는 경제구조다. 선형경제의 대안으로 순환경제(循環經濟)가 제시되는 이유다.

순환경제는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친환경 경제모델을 말한다. 폐기물 또한 자원으로 윤회해 재활용되고 순환해야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가축분뇨는 그동안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 간주했으나,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위해서는 재활용하거나 순환시켜야 한다. 순환경제를 위한 가축분뇨 활용법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경축순환(耕畜循環)농업이다. 가축분뇨가 논밭으로 들어가 작물 경작에 활용되는, 다시 말해 폐기물이던 분뇨가 자원으로 재활용 또는 순환되는 친환경농업이다.

선형경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언급된다. 지구온난화는 탄소가 선형경제의 대량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과도하게 대기로 배출돼 발생한다. 따라서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나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것이다. 가축분뇨를 건조시키면 고체연료가 된다. 고체연료는 시설하우스나 발전소 등에서 난방이나 전기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가축분뇨를 일정한 공간에 가두면 혐기성, 즉 산소를 싫어하는 미생물에 의해 바이오가스가 생성된다.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자동차 연료나 도시가스로 사용할 수도 있다. 폐기물이 자원으로 순환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순환경제의 일환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축분뇨 바이오차 형태로 탄소를 다시 땅속으로 돌려보내는, 즉 순환하게 하는 것이다. 가축분뇨를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350℃ 이상으로 가열하면 숯과 비슷한 바이오차가 생산된다. 이것을 논밭에 뿌리면 분뇨 내 탄소를 붙잡아서 오랜 기간 땅속에 가두어둘 뿐만 아니라 토양 개량 효과도 있다. 국제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탄소저감 수단으로 인정한다.

인류가 아름답고 푸른 행성인 지구에서 더 오래 살기 위해서는 피와 기(氣)가 돌고 돈이 돌듯, 모든 물질은 순환해야 한다.

문홍길 축산환경관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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