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청룡의 해, 농업·농촌 발전 새 희망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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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갑진년 새해가 밝은 지도 한달이 다 돼간다.
이런 만큼 올해는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정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해다.
농촌 전문가 장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그동안 농업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던 시도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주거에 대한 종합적 고민, 농촌과 도시 연계, 농업과 타산업 협력 등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오히려 전통적인 농업과 농촌의 오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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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갑진년 새해가 밝은 지도 한달이 다 돼간다. 청룡은 동서남북 각 방위와 사계절을 상징하는 네 신수 중 하나로 동쪽과 봄을 상징하며, 비·구름·바람을 비롯한 날씨와 모든 생명의 탄생을 다스리는 존재다. 따라서 오래전부터 동아시아에서는 비와 물을 관장하는 청룡에게 농작물의 성장과 풍요로운 수확을 빌었다.
지난해 우리 농업은 기후변화의 위협, 높은 경영비 부담, 감소하는 농업소득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농산물 가격 문제, 농가소득 문제는 농업과 농촌의 오랜 난제다. 농업 특성상 농산물은 가뭄이나 집중호우로 생산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폭등하고, 풍년으로 생산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폭락한다. 고품질 고부가가치 농산물 생산을 유도하지만 장바구니 물가 압박에 애써 키운 농산물은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렵고, 쌀의 집중도를 해소하기 위해 타작물 전환을 유도하지만 정작 생산이 늘어난 작물은 가격이 폭락하거나 수익이 안정적이지 못해 쌀을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묘책을 수십년간 우리는 찾지 못했다.
이런 만큼 올해는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정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해다. 기후변화 대응, 가격 변동 관리, 인력 지원, 농촌공간 재구조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우선 농가 경영안정망 확충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해 우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때문에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올해는 농작물재해보험 품목을 확대하고 보장성을 강화해 재해 대응력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높아지는 비료값과 사료값, 금리에 따른 경영비 부담을 완화하고 품목별 가격 변동에도 농가소득이 안정될 수 있도록 수입보장보험과 직불금을 확대해 농가 경영안정망을 확충해야 한다.
또 전략작물직불제 등 쌀 공급 구조 개선과 기초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해 가루쌀·우리밀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해당 정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품질 개선, 대량 소비 기반 구축, 신수요 발굴 등의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유통분야에서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주요 작물의 선제적 수급관리를 통해 가격 변동과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올해부터 시행되는 ‘농어업고용인력 지원 특별법’에 따라 농어업분야 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인력 지원 정책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올해 3월에 시행될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에 맞춰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각종 농촌 개발사업과 마을사업 등을 어떻게 포괄하고 제도적 정합성을 높일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며 시·군 단위에서 농촌공간 계획을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이달초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최초 여성 장관이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송미령 장관은 “농업인이 농업에 집중하고 국민이 먹거리 걱정 없는 농정을 구축하고, 농촌을 주거·일자리·사회서비스가 향상된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농촌 전문가 장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그동안 농업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던 시도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주거에 대한 종합적 고민, 농촌과 도시 연계, 농업과 타산업 협력 등 다양하고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오히려 전통적인 농업과 농촌의 오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상현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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